아동 학대에 보다 적극적 대처를

입력 2005-01-22 11:42:13

아이들이 혼자 또는 어른과 함께 차가운 보도에 앉아 적선을 호소하는 모습은 예전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요즘도 더러 보이는 광경이다. 앵벌이로 불리는 이들은 어른들의 강요나 버림을 받아 길거리에 나앉은 것이다. 공개적인 아동 학대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이런 공개적인 모습보다 아동 학대는 비공개적으로 더 많이 이루어진다. 가정 해체가 급격히 늘어나고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대구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된 아동 학대 사례는 298건으로 2003년 225건에 비해 73건이 늘었고, 이 중 현장 조사를 통해 학대로 판정된 경우가 171건으로 2003년 97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도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다.

보호와 저항 능력 없는 아이들이 어른들로부터 구타와 방임, 성 학대 등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 그것도 주로 '집'이라는,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신고된 건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 모른다.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들 필요도 없이 아동 학대는 범죄이고, 기본 인권을 짓밟는 야만적 행위이다. 자신의 아이를 소유물 정도나 화풀이의 대상으로 삼는 부모,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 개정 아동복지법은 신고 의무자를 규정하는 등 예전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도 느슨하기 짝이 없다. 보다 구체적이고 강경하게 바뀌어야 한다.

또한 취약한 시설과 예산 보완이 시급하다. 현재 추진 중인 아동보호종합센터를 보다 내실 있게 늘려서 신고와 보호가 신속하게 돌아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아동 학대 예방사업의 지방 이양 문제도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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