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로 끝난 '김효석 카드'…인사난맥 논란

입력 2005-01-22 10:58:12

김의원 "전당대회 앞 둔 黨입장 때문에 부담"

민주당 김효석(金孝錫.담양-장성-곡성) 의원이 2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교육부총리직 제의를 고사해 교육부총리 인선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참여정부 첫 교육부총리로 윤덕홍(尹德弘) 한국정신문화원 원장을 선임하기 이전에도 '교육부총리 감'을 찾느라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었다.

김 의원이 교육부총리직을 고사함으로써 노 대통령이 꺼낸 '김효석 카드'는 공연한 논란만 낳고 있다. '민주당 파괴 공작'(유종필 민주당 대변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합당론', '열린우리당의 원내 과반수 유지를 위한 전술전략'(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 논란이 그것이다.

노 대통령은 김 의원의 역량을 활용하고 싶었으나 그가 고사해 아쉬워하고 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효석 카드'가 정치적 이해득실을 계산해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전문성을 높이 산 노 대통령의 순수한 뜻에서 제시됐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김 의원에게 "교유개혁을 하려면 외부의 경제-경영마인드가 있는 인사가 교육을 맡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김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김 의원이 기업 구조조정, 혁신 쪽에 능력을 보였기 때문에 교육 쪽에 와서 능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서울대 상대를 나와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땄다. 행정고시 11회에 합격했으나 관료의 길을 가지않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정보산업대학원장 등 학자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 대선 때엔 노 후보의 경제공약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는 등 노 대통령과 관계도 좋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현 민주당 의원 중 노 후보를 가장 좋아했던 의원이 김 의원"이라며 "노 대통령은 민주당의 분당 전까지 그를 청와대로 불러 정책조언을 듣는 등 신뢰가 두텁다"고 전했다.

이러한 김 의원은 15일 브라질에서 김우식(金雨植)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로 교육부총리직을 제의받고 마음이 흔들렸던 듯하다. 워싱턴에서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를 만나 상의도 했다는 것.

하지만 '민주당 파괴 공작'으로 보는 민주당내의 강경한 기류를 감지한 김 의원은 교육부총리직 제의를 고사했다. 김 의원은 "나는 당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사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2월3일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있어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어쨌든 '김효석 카드'의 불발로 교육부총리 인선이 당분간 혼미를 거듭할 수 밖에 없고 정부여당은 또한번 '인사 난맥'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