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한국계 독일인이 21일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셀도르프 인근 노이스시(市)에서 경찰에 총을 쏘고, 부상한 경찰을 방패삼아 인질극을 벌이다 7시간여만에 체포됐다.
24시간 뉴스 전문 방송 N24 보도에 따르면 마약거래 제보를 받은 수사관 2명이 이날 오전 11시께 노이스시 푸르터 지역의 한 다가구 주택을 덮치자 32세의 한국계 독일인 남자가 흉기를 휘두르고 총을 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관 1명은 머리를 흉기에 찔렸으며, 다른 1명은 총에 맞아 쓰러졌다. 또 범인도 경찰의 대응 사격으로 부상했다.
범인은 피격당한 수사관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7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6시께 경찰특공대에 의해 체포됐다. 부상한 수사관과 범인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 현장 주변의 주민은 물론 독일 시민들은 테러범도 아닌 일반 형사범이 경찰에 총을 쏜데다 부상한 경찰이 장시간 인질로 잡혀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현장 주변에 사는 한 청년은 N24 방송 인터뷰에서 "이 지역은 매우 유명한 우범지대이며, 마약 거래가 늘 이뤄진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면서도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던 사건이 독일에서도 일어난 일에 놀랐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주 전역의 경찰차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어 그 행렬이 1km에 이르렀으며, 반경 수백m 지역의 교통과 일반인 접근이 완전차단되는 등 경찰 당국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N24 방송은 전했다.
한편 독일 방송들은 사건 초기 자막으로 긴급방송을 내보내고 이어 계속해서 현장 중계로 속보를 내보내면서 범인이 '한국 태생의 독일 국적자"라고 보도했다.
주독 대사관측은 경찰로부터 범인이 '한국계 독일 시민권자'라고 전해들었으나 그 이상의 구체적인 사항은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범인이 독일 국적자여서 경찰이 한국측에 바로 신원과 사건 내용을 알려줄 의무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건 개요를 비공식 전달받을 수는 있을 것으로 대사관측은 전망했다.
주독 대사관과 교민들은 한·독 양국 정부가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하고 대대적인 한국 관련 홍보행사들을 시작한 시점에 이번 사건이 일어남에 따라 독일내 한국의 이미지가 흐려질 것을 우려했다.
또 일부 교민은 이번 사건이 인종이나 민족, 종교적 신념 등과는 관계없이 일어난 일이며, 범인이 독일 국적자이므로 '한국 태생'이라는 용어를 삼가도록 이제라도 독일 당국과 언론에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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