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X파일' 때문에 일이 안돼!"

입력 2005-01-21 11:59:50

'남자 연예인 A가 게이라며?', 'B는 청순한 이미지더니 남자 관계가 그렇게 복잡하다며?' 'C는 재벌가 모씨가 뒤를 봐주고 있다', 'D는 룸살롱 접대부 출신이다.'

A급 연예인 99명의 신상명세와 사생활, 악성 루머까지 담은 일명 '연예인 X파일'이 큰 사회적 파문을 낳으면서 말초적 호기심 신드롬이 전국에 번지고 있다. 지난 17일 인터넷에 X파일이 뜬 이후 시중에는 온통 연예인 사생활이 화젯거리며 직장에서는 인터넷에서 파일을 구하는 '은밀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가정주부들도 인터넷을 뒤지며 연예인 X파일을 찾고 있고 직장인들은 상사 눈치를 봐가며 인터넷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다. 회사원 박모(31·대구 중구 동인동)씨는 20일 인터넷상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틈틈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느라 하루종일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 같은 사무실 직원들도 박씨에게서 이메일로 파일을 받아 돌려봤다.

주부 최모(34·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20일 밤 친구 계모임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계원 5명이 모두 X파일을 봤으며, 일부는 친구에게서 이메일로 파일을 받았고, 또 일부는 남편이 직장에서 메일로 보냈다고 했다. 심지어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내용 일부를 프린트해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P2P 사이트를 통해 파일을 받은 김모(26·대구 북구 복현동)씨는 "인터넷 상에는 이보다 더한 소문들이 퍼져 있는데 문제는 공신력 있는 광고회사에서 흘러나온 문건이라는 점"이라며 "친구들이 모이면 X파일 이후 연예가 뒷소문 얘기뿐"이라고 했다.

주부 최모(30·대구 수성구 범물동)씨는 "벌써 일본에선 난리라고 하던데 이 때문에 한창 일고 있는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며 "이번 기회에 연예인들도 자신의 관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이번 연예인 X파일의 경우 단순히 네티즌들이 주고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며 "개인 사생활에 얽힌 내용인 만큼 가급적이면 확산을 자제해 주길 바랄 따름"이라고 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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