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산업은 WTO체제에 대응하는 농가 소득작목으로 집중육성되면서 최근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말 현재 전국 화훼 재배면적과 농가는 전체 농업에서 각각 0.3%, 0.9%에 그치고 있지만 생산액 비중은 3%에 이른다.
화훼산업은 외화를 벌이들이는 효자품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경북도의 경우 지난해 825만7천달러어치를 수출, 전체 신선농산물 수출액 2천214만달러의 37%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안으로는 경영비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재배시설 노후화, 밖으로는 중국·동남아국가들의 거센 도전과 검역 등 비관세장벽 강화·로열티 분쟁이 수출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수출과 종자 및 기술개발로 우리 시장을 지킬 뿐만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가려는 앞선 농업인들이 있기에 우리 농업은 희망이 있다.
◇첨단·대규모시설로 수출 성공
화훼산업이 직면한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관 생산·수출이 가능한 대규모 수출단지 조성과 고품질 꽃 생산을 위한 시설 첨단화가 절실하다.
구미시가 출자한 구미원예수출공사와 (유)구미원예농단이 들어서 있는 경북 구미시 옥성면 첨단 국화 재배단지는 그 대표격이다.
축구장 8개 크기로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수출공사 유리온실은 컴퓨터가 온도와 습도·채광 등을 자동제어해 1년에 4번 국화를 생산하며 수확도 자동화된 '꽃 공장'이다.
꽃대 하나에서 여러 개의 꽃이 피는 스프레이 국화·장미를 생산하는 이 곳의 지난해 수출액은 90억 원에 이른다.
거의 전량 일본에 수출되는 국화의 경우 일본 국화 수입시장의 23%를 차지한다.
구미원예수출공사는 지난해 10월 농림부가 우수 수출농산물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인 '휘모리(Whimori)' 상표 사용권을 받아 올해 10% 이상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권태호 경영개발팀장은 "구미수출단지의 시설은 화훼선진국인 네덜란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첨단시설"이라며 "시장개방으로 국내농업이 위기에 놓였지만 화훼 분야 만큼은 수출농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살길
칠곡군 기산면 봉산리 칠곡화훼영농조합과 왜관읍 금남리 낙금화훼작목반은 꾸준한 기술개발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용기(50)씨 등 4농가가 1만7천평의 비닐온실에서 백합을 재배하는 칠곡화훼영농조합은 미생물농법을 도입, 일본에서도 품질에 대해 호평 받고 있다.
일반 농가보다 10~20% 정도 비싼 값에 생산량의 90%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이 곳은 98년 농림부 화훼수출단지로 지정받았다.
13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낙금화훼작목반은 1만5천평의 화훼단지에서 국화와 튤립, 아이리스, 프리지어 등 연간 650만 송이의 꽃을 생산, 수출 및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꽃들은 유기물이 많이 함유된 토양에서 자라 향기가 오래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원 구본대(54)씨는 지난해 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씨는 "신기술이 소개된 책이라면 어떻게해서든 구해 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꽃을 키우는 마음"이라며 "요령을 부리지 않고 세심한 애정을 쏟으면 꽃은 활짝 피게 마련"이라고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토종식물에도 관심을 갖자
종자전쟁이 21C 화훼분야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야생화를 상품화하려는 노력도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야생화를 연구하는 박미혜(여·47)씨는 9년 전부터 경북 김천시 감천면 용호리에서 6천평에 야생화 250종을 재배하면서 야생화 보급에 힘쏟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야생화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한편 들국화축제도 열 예정이다.
경북도의 올해 지역특화사업으로 선정된 야생화 가공사업은 1억5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민들레·질경이·어수리·땅두릅 등을 차·쌈·장아찌 등으로 가공, 판매할 예정이다.
박씨는 "농가 10가구가 폐농지 등을 활용한 야생화 재배에 동참키로 했다"며 "야생화 재배·가공은 농산물 개방시대와 웰빙 열풍에 들어맞는 사업으로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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