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행한 남북한 관련 발언으로 볼 때 2기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은 1기 때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라이스 지명자의 발언은 특히 6자 회담 재개 여부와 관련해 관심을 모았으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일단은 6자 회담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라이스는 북한을 민주주의가 이뤄져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쿠바, 미얀마,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 등 다른 5개국과 함께 '폭정의 전진기지'라고 표현했다.
또 북한에 대해 '공포 사회' '폐쇄된 불투명한 사회' '위험한 정권' '이웃 국가들의 문젯거리' '기아와 압제에 시달리는 절망적인 주민들' 등 다양한 말로 비판했다.
라이스는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 야망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한다" "외교를 이용해 자유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 미국의 임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언급, "외교력으로 반드시 북핵을 포기토록 하겠다"는 기존의 대북정책을 재천명했다.
그러나 AP는 라이스의 발언을 지난 2002년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표현한 것과 견주고 이 연두교서 이후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전복시켰음을 상기시켰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라이스의 북한 관련 발언은 그녀가 부시 대통령과 대북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부시 2기 대북 정책은 1기 때와 다름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라이스 내정자를 통해 드러난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이 결코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공화당 외교 정책의 산실로 불리는 헤리티지 재단의 동북아시아 정책 분석관 발비나 황은 "라이스의 발언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며 있는 그대로의 북한의 현실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면서 6자회담 재개 여부와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라이스의 발언이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6자회담 재개에 영향을 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소식통은 "민주주의를 수호 확산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변함없는 안보 외교정책"이라면서 "라이스의 발언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며 "특별히 '폭정의 전진기지'라는 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어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는 다르다"고 해석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이 최근 미 의회 의원들의 방문으로 내부적인 명분이 축적된 만큼 만일 6자회담에 나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국정책=라이스 지명자는 한국과 관련, "일본, 한국, 호주는 공동의 위협을 저지하고 경제성장 박차를 위한 우리의 핵심 파트너"라고 언급, 미군 재편 및 유연화 정책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는 한미동맹 관계가 변함없이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는 특히 미국의 이라크전과 관련, "한국, 일본으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상당한 기여를 받았고 복무 중인 아시아 연합군의 공헌에 대해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 한국에 한걸음 다가서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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