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었다고 생각했는데…결국은 내가 더 많이 얻어"

입력 2005-01-17 16:15:13

해외 자원봉사기

계명대 해외 봉사단 36명은 지난달 17일 밤 베트남으로 향했다. 다음날 오후 2시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꽤 더웠다. 공항내와 경찰, 군인들의 모습에서 사회주의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질서에 의해서 통제 받고 있다는 느낌에 왠지 조심스러워졌고, 함부로 행동을 할 수 없었다.

목적지로 가는 길에 창밖을 보니 오토바이 천국이다. 무질서 한 것 같은데도 질서가 있고 교통사고가 없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밤늦게 하노이 인근의 빙호와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도저히 학교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름하고 낡은 건물이었다. 다음날 오전부터 강행군이 시작됐다. 먼저 샤워실과 화장실 만들기에 들어갔다. 각자 분담을 해 땅을 고르고 버팀목을 세우면서 오전내내 기초공사를 했다. 상당히 지쳐 있는데 다시 삽을 잡고 운동장 고르기 지시가 떨어졌다. 땀이 비 오는 듯하다. 3일째. 오전 6시 20분부터 꼬마들이 등교했다.

자기 키보다 더 큰 자전거를 타고다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단원들이 짬을 내 태권도를 가르쳤다. 동작 하나하나를 열심히 따라 하는 아이들. 운동장에서 모두가 하나가 됐다. 단원들이 격파 시범을 보이자 아이들과 주민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4일째부터 교사 신축작업에 들어갔다. 베트남인들도 작업에 동참했다.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건물을 보면서, 또 장식을 갖추니까 그럴듯한 건물이 됐다. 나도 남을 위해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뿌듯했다. 평소 너무 작은 틀에서, 내 생각만을 가지고 살아온 나를 되돌아 보았다.

24일. 빙호와 초등학교에 온 지도 일주일이 됐다. 교사신축이 끝나 오후에 준공식을 가졌다. 나의 땀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에서 베트남의 어린 꼬마들이 한국의 대학생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내가 베풀었지만 결국은 내가 더 많이 얻고 왔다. 땀과 봉사의 의미와 기쁨. 이번 해외 봉사활동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봉사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다짐해 본다.

김현수(26'계명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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