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만날 수 있을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계 주요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정식 초청됐다. 러시아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함께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모스크바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지난해 말,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초청이 왔으며 수락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브리핑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9월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이후 조성된 양국 간 우호관계를 반영하는 것인 만큼 초청에 응해도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 초청 여부에 대해서도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 관계를 감안해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된다"고 초청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 초청 여부와 남북정상회담 성사 등 아무것도 확인된 게 없다"며 "정상회담과 관련해 (언론이) 너무 강하게 추측하고 부각시키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북한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세계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국제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고, 대외적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원수로 돼 있어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행사에는 부시 미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55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