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숲이란 무엇인가

입력 2005-01-17 1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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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수풀'이 줄어서 된 순수한 우리말이다. 숲과 같은 의미로는 산림(山林) 또는 삼림(森林)이라는 단어들이 함께 사용되고 있으며 국어사전에는 '나무가 무성하게 꽉 들어 찬 곳' 또는 '풀'나무'덩굴이 한데 엉킨 곳'으로 풀이돼 있다.

행정'법률용어로 숲은 '산림'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고, 숲은 대부분 산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산 위에 아파트도 짓고 골프장도 만들지만 옛날 산에는 숲이 있는 것이 상식이었기 때문에 산과 숲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개념으로 봤던 것이다.

숲은 문화와 휴양의 중심지이며, 인류가 필요로 하는 임산물'수자원'에너지 및 동'식물이 살아가는데 자원의 보고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산림청에 의하면 산은 연간 약 50조 원, 국민 1인당 108만 원 어치의 맑은 공기와 물 등을 국민에게 제공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5%가 산으로 이루어진 산악국가이지만 최근 급속한 도시화'산업화로 인하여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수도권에서만 여의도의 24배인 7천ha의 산림이 사라졌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유엔은 지난 1998년 총회에서 산의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산간 공동체들의 문화유산과 지역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기 위해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메마른 황무지가 풍성한 숲을 이루기 위해서는 맨 처음 사막과 같은 황무지에 망초, 개망초, 바랭이 같은 한해살이풀들이 들어와서 살고, 그 다음으로 토끼풀, 억새 같은 여러해살이풀이 한해살이풀 사이로 들어온다. 또 싸리나무, 진달래 등의 작은키나무(관목)가 뿌리를 내리고 난 뒤 소나무처럼 키가 크고 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큰키나무(교목)가 자라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잎이 넓은 나무 종류가 들어와 세력을 확장하면서 아름다운 숲의 모습을 이루는 것이다. 이렇게 제대로 된 숲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2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숲은 인간 생산 활동의 근원이며 많은 사람들이 숲이 베풀어주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살지만, 사람들은 숲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환경파괴와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산불과 병'해충 등으로 인해 숲은 검게 그을리고 병들어가고 있다.

메소포타미아, 나일, 인더스, 황하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은 숲을 모태로 번창했지만 오늘날에는 황량한 사막만이 남아있다. 이를 프랑스 문필가 샤토브리앙(Chateraubriand)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라며 숲을 지키지 못하면 문명도 옳게 지탱할 수 없다는 교훈을 표현하기도 했다. 인간 생존을 지키는 방패이자 단 하나뿐인 지구의 수호자인 숲. 잘 가꾸고 지켜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겠다.

윤기웅(대구 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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