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경북관광개발공사

입력 2005-01-15 13:05:22

보문호는 넓은 면적과 쾌적한 분위기로 경주를 아름답게 인상 짓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업무가 경주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 농업기반공사 등으로 다원화돼 있어 기관간의 불협화음이 심심찮게 불거진다. 수면 이용은 경북관광개발공사, 물 관리는 농업기반공사, 수원인 덕동댐과 수질 관리는 경주시 소관으로 갈라져 있어 그렇다.

◇ 수질 오염이나 인사 사고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관리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경주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의 마찰이 잦다. 대표적 사례가 보문호의 분수 관리운영비를 둘러싼 신경전이다.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한몫 하는 '고사(高射)분수'의 운영비를 왜 경주시가 분담해야 하느냐는 등 시의회 예산 심의 때면 항상 논란이다.

◇ 보문관광단지 개발부담금 부과를 둘러싼 경주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싸움도 있다. 지난 2003년 경주시가 지난 30년 간의 보문단지 개발 부담금 수십억 원을 부과하자 공사 측은 지난해 경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경주시는 보문단지 개발 사업의 당초 완료 기간인 2001년 말을 기준으로 그동안 개발된 부분에 부담금을 부과했다는 것이고, 공사 측은 개발이 진행 중인 상태라며 반발한 것이다.

◇ 경북관광개발공사는 지난 1975년 경주 관광 개발, 사실상 보문단지 개발을 위해 경주관광개발공사로 설립됐다. 이름이 '경주'에서 '경북'으로 바뀐 것은 1999년. 사업기간을 2010년으로 늘리고 안동까지 사업권역에 넣어 외연을 넓혔다. 그 이후 인사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이는 등 여러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다. 1년 전엔 법률고문이던 모 변호사가 "여권 인사와의 알력으로 해촉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 최근엔 공사 노조 측이 김모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노조측은 사장이 직책을 이용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각종시설을 무단 사용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공사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노동부 고발에 이어, 부방위'문화부 등 각계에 진정을 내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관광 개발을 위한 기관이 관광 개발에만 몰두할 계기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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