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여성자원봉사회 '사랑의 도시락'

입력 2005-01-15 09:46:54

결식아동 부실 도시락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성이 담긴 식사를 만들어 결식아동들에게 제공하는 봉사단체도 적지 않다.

경북도가 최근 결식아동 도시락 제공 현장을 긴급 점검한 결과 보고서에도 도내 상당수 부녀회 등은 자기 돈을 써가며 아이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먹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구성된 문경시 여성자원 봉사회도 그런 단체 중 하나이다.

적어도 문경시에 있는 결식아동들은 이 봉사회의 회원 150여 명이 있어 자기 집에서 맛있는 반찬과 부식을 제공받고 있었다.

문경시 점촌3동 여성자원봉사회 김지영(60) 회장은 "매주 수요일 10여 명의 회원들이 시장에서 음식 재료를 구입하고, 여성회관 식당에 모여 반찬을 직접 만들어 아동들에게 배달하고 있다"고 했다.

반찬도 풋고추 멸치조림, 오징어무침, 두부 튀김, 우엉조림, 다시마튀김, 어묵 볶음 등 다양하다.

어린이들은 반찬이 배달되는 날에는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기다린다고 한다.

산북면 이정자(45) 회원은 "매일 오전 9시에 회원 집을 돌아가며 2교대로 모여 미리 짜놓은 식단표에 따라 밑반찬을 조리해 회원들이 결식아동 집을 방문해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시 가은·동로면 경우 미리 지정한 식당에 모여 밑반찬을 만들고 10여 명 회원들이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었다.

봉사회원 김가순 (53·동로면)씨는 "때로는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추운 겨울 자신들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이 같은 생각은 금방 달아난다"고 했다.

문경지역 여성자원봉사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유치원 5명, 초등학교 246명, 중학교 171명, 기존 급식아동 88명 등 645명 아동에게 급식을 지원해 오고 있다.

특히 이들 봉사회원들은 동네마다 돌아다니며 헌 옷을 여성회관으로 모아 이를 판매한 돈으로 지난해 12명의 결식아동에게 400여만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문경시청 김옥희 여성복지담당은 "요즘은 경제가 워낙 어려운 탓에 자원봉사회원도 줄고 있지만 그래도 묵묵히 남아서 일하는 읍면 회장과 회원들이 너무 고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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