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진출 말라" 첫 규탄시위

입력 2005-01-14 12:13:45

대구 슈퍼·시장상인 차량 120여대 동원

"대형할인점이 IMF 다시 부른다." "지역경제 말살하는 대형할인점 철수하라." "대구경북은 대형할인점 천국인가."

13일 낮 대구시 남구 대명동 홈플러스 남대구점 앞 도로. 대형할인점의 공세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대구지역 슈퍼마켓 주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이 홈플러스 남대구점 개점에 맞춰 항의시위를 벌였다. 화물·승용차 등 차량 120여 대를 동원한 이들은 매장 앞 10차로 도로를 오가며 할인점 진출로 중소 슈퍼마켓과 재래시장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렸다며 행정기관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상인들의 할인점 규탄 시위는 대구에서 처음이다.

대구경북 유통연합회 독고창목 회장은 "지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형할인점들이 들어서 있다"라며 "시민들도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인식을 갖고 할인점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당쇼핑 박우석 대표는 "홈플러스 남대구점 개점으로 성당·관문시장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대구경북에 할인점 설립 허가가 너무 쉽게 나는 바람에 상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남대구점은 이날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매금액에 따라 일정액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50% 할인상품을 판매함에 따라 문을 열기 두 시간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다. 첫날 매출은 6억~7억 원으로 기대치를 달성했다는 게 홈플러스의 얘기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사진설명. 13일 개점한 홈플러스 남대구점 앞 도로에서 슈퍼마켓 주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이 할인점 진출을 항의하는 차량시위를 벌였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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