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구야구-(상)고질적 판정 시비

입력 2005-01-13 16:19:56

초·중 감독 제도적으로 심판 배제 필요

대구 야구가 위기에 처해있다. 한 때 '야구도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대구가 초등학교 야구부의 경우 선수 인원 맞추기에도 급급할 정도로 저변이 축소되는 등 쇠퇴 일로에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야구계에 팽배해 있다. 이 때문에 삼성 라이온즈 단장 출신인 김종만 야구협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대구 야구를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새로운 아마야구 발전 모델을 찾아 대구 야구의 부흥을 이끌자는 것. 삼성 라이온즈도 구단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어 어느 때보다 변화의 적기라는 것이 지역 야구계의 중론이다. 대구 야구의 문제점과 그 대안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1. 새 집행부의 숙제-고질적인 심판 판정 시비 차단

지역 야구인들은 새롭게 출발하는 대구야구협회가 아마야구 대회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심판 편파 판정시비를 없애는 데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구인들은 "심판 편파 판정시비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배워야 할 학생 선수들에게 교육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에도 지역 야구계에서는 심판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월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인천 동산고와 부산공고의 8강전에서 심판 편파 판정시비가 일어 부산공고가 경기를 포기했고 파문이 확대되자 대한야구협회가 직접 나서 당시 주심 등 관계자들에게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앞서 5월에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대구고와 경북고간의 지역예선에서도 심판 판정시비가 있었고 4월에는 경북야구협회장기 결승전에서 맞붙은 구미전자공고와 포철공고의 경기에서도 판정시비가 발단이 돼 구미전자공고가 경기를 포기하는 사태를 빚었다.

특히 이 같은 심판 판정시비는 금품살포설과 맞물려 야구인 전체가 불신받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종만 신임 야구협회장이 집행부 인선에서 가장 고심해야 하는 것이 심판 배정을 주관하는 심판이사의 임명이라는 것이 야구인들의 주장이다.

참신하고 불편부당한 인사를 심판 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비롯해 초·중학교 감독이 심판으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또 프로야구 2군 심판을 초빙해 주심을 맡기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야구인은 "과거 초교 감독이 중학교 경기에 심판을 보거나 중학교 감독이 초교 경기에 심판을 맡으면서 감독간의 스카우트 관계로 인해 여러 가지 불미스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의 경우 학교 감독들은 심판을 볼 수 없도록 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 학교를 수료한 심판만을 경기에 투입하고 있다. 김종만 신임 회장은 "심판이사 선임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라며 "현역 감독들은 심판을 볼 수 없도록 하고 금전적인 문제가 불거지는 심판은 영구 제명하는 등 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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