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오리까?" "이렇게 하겠습니다.
"
대구시 공무원들이 전·현직 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빗대 하는 말이다.
결재를 받으러 가면 문희갑 전 시장에게는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지 꼭 여쭈어야(?) 했고, 조해녕 시장에게는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전 시장과 조 시장의 차이점은 너무나 뚜렷하다.
문 전 시장은 '문 핏대''문법(文法)'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시정을 지휘했고, 심지어 홍보 문안이나 보도블록의 색깔까지 직접 결정해야 직성이 풀렸다.
조 시장은 '소리없이' 조용하게 시정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간부들에게 맡기고 그 자신은 뒤에서 묵묵하게 감독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한 간부는 두 시장의 장단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두 분 모두 좋고 나쁜 점이 있습니다.
문 전 시장의 경우 지시한 것만 하면 몸과 마음이 편했지요. 추진력에서도 강점이 있었지만 시장이 자리를 비울 때는 아무 일도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조 시장의 경우 간부들이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니 어깨가 상당히 무겁지요."
조 시장이 2002년 취임한 뒤 간부 공무원들의 자세가 상당히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들이 타율에서 자율로 바뀌어가고 있다지만 문 전 시장의 그림자는 깊고도 길었다.
조 시장이 제 목소리를 낸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문 전 시장의 스타일에 젖어있던 간부 공무원들을 계도(?)하기 위해 적잖은 시간을 보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시민들이 매기는 점수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2003년에는 지하철 참사가 터졌고, 책임론에 휘말린 조 시장은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그 여파는 지난해까지도 계속됐다.
한 측근은 얼마 전 기자에게 조 시장의 근황을 이렇게 들려줬다.
"정말 힘들어했습니다.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다며 숱한 나날을 고민하셨지요. 요즘에는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그는 지난해 버스·지하철 파업을 이겨내면서 '과학기술도시', '문화예술도시'라는 기치를 들고 또다시 뛰고 있다.
조 시장 개인적으로나 시민들에게 올 한해는 너무나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고통과 어려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나아가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어려운 살림살이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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