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여행. 말은 쉽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승용차로 간다면 웬만한 준비 없이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차를 이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차창너머 산골 세상을 감상하면서 편안하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태백산 눈꽃.눈썰매 기차여행'에 몸을 실었다.
◇기차여행
당일 갔다 올 수 있는 열차와 무박 2일짜리 기차여행이 있다. 당일상품은 매일 새벽 5시 40분 동대구역을 출발해 밤 10시 10분 동대구역에 도착하는 것이고 무박2일짜리는 금·토요일밤 11시 37분 동대구역을 출발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보고 다시 태백산을 둘러보는 여행이다.
일단 당일프로그램 눈꽃 기차여행에 몸을 실었다. 5시40분 기차는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바깥세상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잠도 설쳤고, 아침도 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설렜다.
아이들이 가장 신나했다. 집 떠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공부에서 해방되고, 엄마의 잔소리도 듣지 않아도 된다. 끼리끼리 모여 노래까지 불러댄다. 그러나 연인들은 아직 밤중이다. 서로 어깨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다.
여명이 밝아오자 기차 안이 시끄러워진다.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 차창 밖을 바라본다. 1월의 산골풍경은 황량하다. 그러나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겨울산하의 쓸쓸한 정취는 묘한 운치가 있다. 그것도 느긋하게…다만 눈이 오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오전 10시 10분 철암역에 도착했다.
◇ 기차에 내려서
기차에서 내리면 단체버스로 태백산 도립공원으로 이동한다. 도착 후 오후 4시 반까지는 자유시간. 이시간에 태백산 산행을 하거나 석탄박물관등을 구경할수있다. 22일부터는 태백산도립공원 일원에서 '눈꽃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눈 구경도 겸할 수있다.
먼저 태백산 산행. '큰 밝음의 산'인 태백산은 산세는 험하지 않으나 장중한 멋을 지녔다.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단군신화의 전설이 숨쉬는 산이다.
태백산 정상 장군봉. 이곳에 서면 소백산을 비롯 함백산과 장산, 남쪽으로 태백산맥의 줄기가 보이고 동북쪽으로 태백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전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 또한 볼만하다. 천제단은 전국체전 같은 행사의 성화를 채화하는 장소이다. 중간에 망경사 절이 있다. 그 옆으로 단종비각과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는다는 용정샘이 있다.
당골광장으로의 하산로는 눈이 쌓였을 경우 엉덩이썰매(일명 히프스키)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 이 재미를 위해 일부 여행객들은 산에 오를 때부터 비료포대 같은 것을 배낭에 담아가기도 한다.
당골광장 옆에 석탄박물관이 있다. 한때 국내 소비량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영광을 누리다 89년 석탄합리화시책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태백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시·재현돼 있는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석탄산업과 관련한 7천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은 7곳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5전시실은 정부의 주요 석탄 관련 정책과 변화과정 및 석탄개발로 인한 역기능을 보여준다.
탄광생활관인 3층의 6전시실은 석탄개발로 인해 탄광촌이 형성되면서 탄광촌 사람들의 주거형태와 생활풍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려주고 있다. 판자로 만든 방 1칸, 부엌 1칸짜리의 당시 광원사택과 무사귀환을 바라며 광원인 남편의 신발을 집쪽으로 돌려놓은 모습을 보면 60,70년대의 애환이 그대로 느껴진다. 박물관 옆에는 대형 눈썰매장이 있어 썰매를 탈 수 있다.
◇그밖의 볼거리
먼저 용연동굴. 금대봉 동쪽 기슭 해발 920m 지점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이다. 동굴은 모두 834m. 돌아보는데 약 1시간 가량 소요된다. 다양한 종류의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의 동굴 생성물을 구경할 수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와 한강물길의 출발점인 검룡소도 태백에 있다. 구문소를 빼고 갈 순 없다. 황지에서 흘러나온 물은 태백시 동점동에 이르러 큰 바위산을 뚫고 지나가며 큼지막한 석굴을 만들고, 그 밑으로 널찍한 소를 이루는데, 바로 구문소다. '굴이 있는 소'란 구문소에서는 5억년전의 고생대 신비와 각종 전설을 만날 수 있다.
◇ 이용방법
당일여행 비용은 3만9천400원(어린이 3만3천800원). 하양(5시59분), 북영천(6시21분)에서도 탈 수 있다.
무박2일짜리 프로그램은 대구역, 구미역, 김천역에서도 정차해 대구에 오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4만9천400원(어린이 3만7천600원. 여행안내 1588-7788(철도고객센터), 예약 문의 053)431-3000(삼성여행사).
★태백산 눈꽃축제
22일부터 30일까지 제12회 태백산눈꽃축제가 '꿈과 현실의 만남'을 주제로 태백산도립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주 행사장인 당골광장엔 꿈속에서나 만나 봄직한 거대한 스핑크스가 눈축제를 찾아온 관광객을 기다린다. 입구에는 민족의 영산 태백산의 이미지에 맞게 12지신 소원기원 얼음조각이 전시돼 있는데, 작품을 감상하면서 소원을 빌어볼 수 있다.
행사장 가운데는 에스키모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이글루체험관이 있으며 여인간, 또는 가족간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글루 카페도 마련돼 있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도전! 스노우벨을 비롯해 눈썰매타기, 시베리안 허스키 개썰매타기, 추억의 겨울놀이마당 등 각종 체험거리가 펼쳐진다. 축제기간 시내 중심에 있는 낙동강 발원지 황지에서는 얼음조각 전시회와 마당놀이, 록밴드 공연, 겨울동요 부르기 행사 등이 진행된다. 23일에는 제1회 태백알몸마라톤경기가 모터 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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