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교육 首長 '잦은 교체'

입력 2005-01-05 13:23:22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 사랑과 희생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스승들이 있어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발전의 기틀을 다져 왔는지 모른다. 사실 그런 감동의 드라마들도 적지 않았다. 우리는 이같이 오랜 교육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사회·경제·문화적인 성장 동인이 바로 교육에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에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꿀 수 있게 한 저력 역시 교육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외국인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교육이 과연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회의적이다. 곳곳에서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고, 교직사회는 뒤숭숭하기 그지없다. 잦은 입시제도의 변화는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우리 교육을 표류하게 했으며, 교육 수장의 잦은 교체는 정책의 일관성을 끊임없이 어지럽혀 오지 않았던가.

○...교육부총리가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으로 또 교체됐다. '참여 정부' 들어 2년도 채 안 되는 사이 벌써 세 번째의 일이다. '국민의 정부' 때도 5년 동안 일곱 번이나 바뀌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무색케 했었다. 이유야 어떻든 평균 1년도 못 가는 '교육 수장 바꾸기'는 정책의 연속성은 물론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 교체는 전 교육부총리의 입시 부정 책임 성격을 띠고 있긴 하나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어 과연 '적절한 인사'였나 하는 문제는 회의적이다. 이 교육부총리는 서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겸직과 판공비 과다 지출, 아들의 병역 기간 단축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인사다. 교육 관련 단체들의 임명 철회를 촉구는 일리가 없지 않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뜨거운 교육열과 교육문화의 자산을 바탕으로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높은 안목과 뛰어난 역량 키우기는 바로 교육의 몫이며, 교육 정책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 수장이 너무 자주 바뀌고, 그것도 도덕성에 흠이 있는 인사가 그 자리에 앉는다는 건 문제가 없지 않아 보인다. 새 교육부총리는 그런 점에서 부담을 느껴야 하리라.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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