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주먹구구'…선발·과정 '제각각'

입력 2005-01-05 11:02:27

대학교와 시·도교육청 등에서 운영중인 영재교육원의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편성, 학사 관리가 제각각 달라 초등학교 때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 상당수가 중등 과정에 탈락하거나 다른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초등학교 5·6학년 동안 대구교대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과학 영재 교육을 받았던 김모(13·북구 태전동)군의 경우 지난해 경북대 영재교육원 중등 선발고사에서 탈락했다. 2년 간의 교육을 거친 '영재'였으나 중학교 교과 과정에 나오는 문제가 많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에게 밀리고 만 것.

김군의 학부모는 "아이가 영재교육원 수업에 굉장한 흥미를 보였지만 전혀 다른 문제 유형 때문에 함께 공부한 아이들 상당수가 탈락한 것으로 안다"며 "교육기관마다 선발 잣대는 물론 영재의 개념부터 다르게 보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실제로 영재교육원을 운영하는 경북대와 대구교대, 대구시교육청은 형식적인 기관간 협의기구를 두고 있을 뿐 정보 교환이나 업무 협조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교육의 연계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유윤재 경북대 영재교육원장은 "교육청에 몇 번이나 합동 선발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현재와 같이 교육원별 선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올바른 영재 선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예산 낭비도 크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영재교육 전문가들은 지역 단위 영재교육 기관들이 학생 선발과 교육 커리큘럼, 학사 관리 등의 정보 공유를 통해 지역 전체의 영재를 통합적으로 관리,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석희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실장은 "영재교육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을 마칠 때까지 일관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가적인 통합 시스템을 설치하고 지역별 협조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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