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부터 입시에 시달리나"

입력 2005-01-04 11:14:04

영재교육 선발 과열…경쟁률 10대1 치솟아

시·도 교육청과 국립대가 특정 분야 우수 학생의 잠재력 계발을 명목으로 운영하는 영재교육이 명문대 진학을 위한 심층·선행학습으로 받아들여져 입학 경쟁 과열과 사교육 열풍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영재교육원마다 입학 경쟁률이 평균 5대 1에서 10대 1까지 치솟으면서 연말에 있는 입학 시험에 대비해 초등학생들이 여름방학 때부터 3, 4개의 학원을 중복 수강하거나 족집게 과외까지 받는 일이 흔한 실정이다.

영재교육 전문가들은 최근 경북대 영재교육원 선발문제 사전유출 의혹(본지 3일자 31면 보도)은 학부모들의 이 같은 지나친 입학 경쟁이 부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경북대와 대구교대, 지역 교육청, 대구과학고 등에서 초등 2개, 중등 7개 영재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외국어고와 경북예술고에 10개의 영재학급이 있다. 이 가운데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의 경우 8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경북대 영재교육원도 5개 분야(수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경쟁률이 평균 5대 1에 이를 정도다.

이에 따라 사설 학원가에서는 입학시험 6개월 전인 여름방학 때부터 영재교육원 대비반을 편성, 학생들을 모아 강의를 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수강 경쟁률이 2대 1에 이르고 있다. 이들 학원은 대부분 영재교육원 입학 기출문제와 예상문제, 경시대회 기출문제 등 입학시험 중심으로 수업을 해 영재교육의 취지를 흐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의원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장은 "입학생들의 상당수가 학원을 전전하며 장기간 영재교육원 입학 특강을 들은 학생"이라며 "영재교육을 단순한 선행교육이나 심화학습 정도로 오해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많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윤재 경북대 영재교육원장과 선발시험 출제위원 이모 교수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학부모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과 달리 모 학원에서 사전 특강을 들은 학생들과 나머지 학생들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당락에 영향을 줄 만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문제가 일치한 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학부모들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 학원 강사를 소환조사키로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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