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vs 복어탕

입력 2005-01-03 13:31:41

국물이 맑고 시원한 vs 쓰린 위장을 풀어주는

춥다. 몸이 자꾸 움츠려진다. 겨울철 언 몸을 녹이는데 뜨끈뜨끈한 국물만 한 게 있을까. 머리 숱 사이로 송알송알 땀방울이 맺히도록 뜨거운 탕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몸마저 가뿐해진다. 지난 연말 송년회와 연초 신년회로 지친 속을 달랠 음식점 두 곳을 소개한다.

◇국물이 맑고 시원한 추어탕-동수 미꾸라지

수성구 상동 수성못에서 수성 전화국 방향 들안길 150여 미터 왼쪽에 있는 '동수 미꾸라지'. 창녕 우포늪에서 자란 미꾸라지를 이용해 끓인 추어탕이 맛있는 곳이다.

배아래 쪽이 노르스름한 국내산 미꾸라지를 왕소금으로 일단 해감을 털어내고 2시간 정도 푹 고은 뒤 소쿠리에 걸러 쓴 맛을 내는 내장을 제거하고 생수와 섞어 추어국물을 만드는 이 집 추어탕은 국물이 맑고 비린 맛이 없는 게 특징이다 .

준비된 추어국물에 청방배추, 대파를 쭉쭉 찍어 넣고 센 불로 한소끔 끓인 후 집에서 담근 간장과 된장으로 간을 한 양념장을 넣고 다시 약한 불로 5시간 정도 은근히 끓이는 조리법은 추어탕의 깊은 맛을 더한다.

이 때문에 이 집 추어탕은 산초가루를 처음부터 넣고 먹을 게 아니라 추어탕 본래의 맛을 충분히 즐기며 반쯤 먹은 후 산초가루를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잔 미꾸라지는 따로 골라내 튀김용으로 쓰는데 바삭바삭 거리는 맛이 어린이들도 좋아할 정도다. 추어탕 4천500원, 미꾸라지 튀김 1만5천원, 메기 매운탕 2만~3만원. 문의:053)763-2476

◇쓰린 위장을 풀어주는 복어탕-오동동 복어

경산시 조영동 영남대 정문에서 경산나들목 방향으로 100여 미터 가다보면 보이는 '오동동 복어'. 마산이 고향인 어머니 손맛을 전수받아 문을 연 복어탕 전문집이다.

새우 등 해산물과 무, 양파 등 채소를 넣고 은근한 불에 서너 시간 끓여낸 육수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넣고 먹기 좋게 썬 은복 또는 밀복을 얹어 손님상에서 끓여 먹는 복어탕이 시원하다. 하루정도 숙성시킨 태양초 양념다대기의 매콤한 풍미에 이끌린 단골들도 많은 편.

특히 육수에 통마늘, 된장 등 23가지 재료로 맛을 낸 양념에 재운 복불고기는 고기가 연하다. 기름 두른 무쇠 팬에 콩나물, 미나리는 얹고 그 위에 양념에 버무린 복불고기를 천천히 익혀 먹는 맛이 일품이다. 고기와 같이 씹히는 마늘의 맵싸한 맛과 싱싱한 채소 때문에 젓가락이 자주 가게 만드는데 그 뒷맛은 깔끔하다. 동해에서 매일 직송하는 생대구탕도 맛있다.

복어탕 6천원, 복불고기 7천원, 생대구탕 8천원. 문의:053)818-5005

◆Tip=미꾸라지와 복어의 효능

고단백 식품인 미꾸라지는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인식되면서 뜨거운 추어탕이 주당들의 숙취를 푸는 최고의 방법으로 예찬됐다. 또 벼를 수확한 논에서 잡은 것과 늦가을 잡은 미꾸라지는 그 맛이 최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후회복과 성인병 예방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엔 미식가들이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 즐기고 있다.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 칼슘, 인이 풍부한 복어는 숙취제거와 알코올 중독 예방 효과가 있다. 특유의 독성은 아무리 손질은 잘 해도 약간 남게 되는데 이것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몸을 데워 피로를 풀고 알코울을 중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 당뇨,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으며 비타민B도 풍부하다.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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