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일중학교는 1945년 해방과 더불어 희망의 터전 연구산(連龜山)에서 대구여자상업학교라는 명칭으로 첫 문을 연 이후 2만7천8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뛰어난 여성 인재들을 양성했다.
학교가 자리잡은 연구산은 조선시대 경상도 지리지에 "대구부 남쪽 3리에 있는 진산으로 건읍 초기에 돌거북을 만들어 산등성이에 묻어 지맥을 통하게 한 까닭에 이을 연(連), 거북 구(龜)자를 써서 연구산이라 했다" 란 기록이 있을 만큼 당시 대구 중심부에 자리한 중요한 산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이 산등성이에서 새 역사의 주인공들이 탄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제일중학교 학생이라고 하면 어르신들은 "참 좋은 학교에 다니는구나"란 말씀부터 먼저 하신다. 그런 말씀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우리 학교는 오랜 역사 외에도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우선 학교신문 '참나'가 있다. '참다운 나를 찾자'는 취지로 2000년 4월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동아리 학생들을 주축으로 신문의 제작과정 및 방법을 익히고, 주체적으로 학교 관련 정보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 나가고 있는 신문이다.
초기에는 A4형식의 크기에 12면의 분량으로 제작되었으나, 학생들의 큰 호응으로 현재는 20면으로 늘어났으며 올 2월부터는 컬러판으로 인쇄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제9회 전국 학교 교지 신문영상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해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하기도 했다.
또 순 우리말로 비 온 뒤의 맑게 갠 하늘을 의미하는 '해밀'이라는 이름의 연극반은 2002년 2월 제1회 EBS 청소년 영상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10월에는 제2회 양성평등 학교문화 실현을 위한 청소년 영상제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 연출상, 제4회 국제 청소년 영화제 각본상, 제6회 건전한 성가꾸기 연극제 대상 및 지도교사상을 받아 학교의 이름을 널리 빛내고 있다.
아침 햇살과 더불어 시작되는 방송반 '햇귀'도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하나다. '해가 처음 솟을 때에 가장 밝은 빛'이라는 뜻처럼 매일 아침 학생들이 등교를 할 때마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으로 제일인들의 마음을 따사롭게 맞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동아리 활동보다도 더욱 학교를 빛나게 하는 것은 '구봉 장학회'다.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주어 구김살 없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선생님들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는 모임이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결성된 구봉장학회는 선생님, 졸업생 선배, 부모님들을 회원으로 기금을 모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현재 56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았다.
이런 사랑이 가득 넘치는 우리학교가 다가오는 2005년에는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큰 잔치를 준비 중이다. 60년의 오랜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 이끌어주고 도와주신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많은 분들이 이 잔치에 참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민지(제일중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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