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푼씩 정성껏 모아 친구 도와야죠"
"우리 손으로 친구를 도웁시다.
"
동구 신천동 영신중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펼치고 있는 '희망의 동전 모으기 운동'이 영하의 날씨를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영신중 전교생 900여 명이 모두 참여, 학교에서 나눠준 저금통에 한두 푼씩 돈을 모아 3개월에 한 번씩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우 12명에게 매달 8만 원씩의 생활보조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 이 운동에 공감한 학부모, 교직원과 총동창회도 동참해 지금까지 400여만 원을 모아 6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전달했다.
3학년 주민우 군은 "부담되지 않는 돈으로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좋다"면서 "동전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지폐도 넣는다"며 계면쩍게 웃었다.
100만 원을 따로 내놓은 학부모 김수정(36·여)씨는 "잔돈의 귀중함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누군가를 돕는다는 데 자부심도 느끼는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이 운동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는 3학년 김성훈(가명)군의 고모 김길순(38)씨는 "요즘 식당 운영이 어려워 부모 없는 성훈이 3남매를 챙겨주기 힘들던 차에 이런 도움을 받게 됐다"면서 "평소에도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챙겨주셔서 아이들이 모두 밝고 착하게 자라고 있다"고 했다.
지원 대상 학생은 담임교사의 추천을 받아 불우학생 선발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사실확인을 통해 선정한다.
하영운(61) 교장은 "이 운동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되새겨 가까이 있는 이웃부터 돌아보고 학생들을 직접 참여시켜 이웃사랑의 의미를 체험해 보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더 많은 기금을 조성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졸업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웅기 학생부장은 다른 학교에도 이 운동이 확산되기를 바란다면서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사춘기인 점을 감안해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모금액은 온라인으로 송금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