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의장 "합의도출 최선 다해달라"

입력 2004-12-30 08:37:54

與의원 41명 의장공관서 직권상정 요구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29일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쟁점법안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너무 욕심을 내지 말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며 여야 합의를 주문했다.

김 의장은 이날 밤 직권상정을 요구하기 위해 한남동 의장공관으로 찾아온 열린우리당 의원 41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일을 하다 보면 극적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기만(金基萬)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30일 본회의에서의 쟁점법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직권상정보다는 여야 협상을 주문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의장은 또 "내일이라도 미흡하고 또 미흡할지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며 "합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며 30일 본회의전까지 여야간 양보를 통해 쟁점법안에 합의해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당 의원들의 거듭된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직권상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전했다.

우리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한남동 의장공관을 방문키로 결정한뒤 오후 9시50분께 안민석(安敏錫) 의원을 시작으로 41명의 의원들이 공관을 찾았다.

김덕규(金德圭) 국회부의장, 한명숙(韓明淑)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 임채정(林采正) 기획자문위원장, 배기선(裵基善) 의원,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 등 공관을 찾은 거의 모든 의원들이 김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김 의장은 주로 의원들의 얘기를 경청했을뿐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당 의원들의 김 의장 면담은 이날 밤10시30분 부터 시작돼 11시50분께 끝이났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의장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내년 국회운영이 어렵고, 이번에 직권상정을 해서 더 큰 것을 얻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어떻게든지 여야가 합의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여야가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김 의장에게 책임을 떠미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며 여당의 압박작전에 불만을 나타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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