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딸 이젠 안아줄 수 있어요"…시한부 삶에서 1년후면 정상 생활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사셔야죠."
간경화 말기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던 김정이(38·여·본지 9월8일자 보도)씨. 그는 요즘 딸 지경(3)양을 원없이 꼬옥 안을 수 있어 행복하다. 주위의 온정으로 수술비가 모였고 지난 10월 남편 박세관(43)씨에게서 건네받은 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1년만 기다리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것. 아직 면역력이 약해 마스크를 끼고 있지만 무척 밝은 표정이다.
이들은 남편 박씨가 한때 몸담았던 (주)삼익정공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삼익정공은 직원 5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383만 원을 모아 치료비에 보탰다.
지난 27일 오후 '함께살기' 취재진이 삼익정공 김세흥(39) 노조위원장 및 박천규(44) 관리부장과 함께 김씨 집을 '깜짝 방문'했다.
박 부장은 "신문을 읽다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고 어떻게든 돕고 싶다는 직원들이 한푼 두푼 모았는데 적지만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라며 웃었다.
남편 박씨의 혈액형은 O형, 부인 김씨의 혈액형은 AB형으로 간 이식이 가능했던 '천생연분(?)'을 맺어준 것도 (주)삼익정공이었다. 남편이 33세의 늦은 나이로 회사에 입사했을 때 성실함을 눈여겨본 한 직원이 부인을 소개해주었다.
남편 박씨는 "정이씨가 노총각으로 늙어가던 절 살렸고 제가 그 은혜로 간을 주게 된 그런 사연"이라고 말해 주위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현재 김씨는 수술 후 흘러나오는 노폐물을 받아내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약을 타 먹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딸 지경이도 인근 성보어린이집에서 무료로 봐줘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남편이 간 이식 통증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정부의 기초생활수급대상 지원비 45만 원으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삼익정공 김세흥 노조위원장은 "지난주 회의에서 박세관씨가 다시 회사에 입사할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며 사장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남모를 도움도 많았다.
대구은행 성서남지점에서 직원들의 성금이 이어졌고 매일신문 '함께살기' 제작팀의 1천400여만 원의 성금 전달 후에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1천800여만 원을 전달했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저를 다시 살게 해준 주위사람들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제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김씨는 지경이를 꼭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함께살기' 보도 이후 독자들의 성금으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정이씨가 남편 박세관씨(왼쪽에서 두 번째)의 전 직장 삼익정공 직원들의 도움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