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 해 우리 경제는 소비와 투자가 침체국면인 가운데 수출도 3/4분기부터 둔화세로 돌아서 복합불황에 직면했다.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고유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연속 감소하고 있고 설비투자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1.5%)에서 올해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그 반등수준은 미미한 상태다.
제조업 생산은 다소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업 활동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8월을 정점으로 경기하강기간이 50여 개월에 달하면서 과거 최장기록(96.3~98.8)인 29개월보다 무려 20여 개월 이상 더 지속되고 있다.
금년도 경제 성장률은 4% 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국제금리의 상승세, 달러화 가치 하락, 국제원자재 가격의 불안, 가계부채,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인하여 올해보다 1%포인트 정도 낮은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등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경제 불안요인과 혼란, 갈등이 심화돼 가는 사회적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고 투자환경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따라 3%대의 저성장에 머무느냐, 아니면 5%대의 안정성장으로 다시 도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성장률이 7%대이면 고용이 60만~70만 명 늘고 5%대면 40만 명, 4%대면 20만 명, 3%대일 때는 제로라는 등식을 고려할 때 청년실업 문제 해소 등을 위해 내년에는 최소한 5%대 이상의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나눠 먹을 파이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정부가 경제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구호만이 아닌 진정한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수출둔화와 내수침체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부터 재정확대, 감세 등 정부의 부양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낸다면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지역이라고 해서 이 큰 흐름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아니 도리어 더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얼마 전 지산동에서 30년간 고깃집을 운영했다는 여주인이 "지금 대구는 폐광촌 수준"이라며 들려준 말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걸핏하면 91년 이후 13년 연속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 꼴찌를 들먹이며 패배의식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대구에 비해 수치가 높은 구미나 포항 사람들이 대구보다 더 잘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 GRDP라는 게 대구처럼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큰 광역도시에서는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렵다.
올해 1인당 민간소비지출에서는 대구가 서울, 부산 다음인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역설적이지 않은가.
올해 대구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델파이 본사 유치, 우방 정상화, 달성 2차산업단지 분양 성공에 이어 삼성상용차 부지, 성서 4차 산업단지 분양에 박차를 가하는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기업 유치의 큰 길을 열어가고 있다.
또 테크노폴리스 추진 등의 가시적 성과를 통해 R&D도시로서의 면모를 다듬어 가는 등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내년에는 정부의 뉴딜 정책에 따른 SOC, 교육·복지 시설 확충과 임대아파트 100만 호 건설, 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으로 건설경기가 활성화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구매력이 향상돼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긍정적 요인이 발생할 것이다.
대구는 앞으로 개방화한 국제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국제항공노선을 확충하고 교육, 의료, 금융, 엔터테인먼트, 물류유통, 서비스 등 메트로폴리탄 기능을 강화해 경북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경북은 올해 외자와 외국기업 유치에 있어 눈부신 성과와 300억 달러의 수출 호조세를 바탕으로 생산의 실질적 성장률이 7.1%로 전국 2위를 기록했고 산업구조 개편, 특화된 관광상품 개발 등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이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지양하고 첨단산업 클러스터화 등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며 공공기관 유치, 지역균형예산 확보 등을 위해 중앙정부에 공동대응하는 등 효율성을 제고해 동반자적 관계에서 상생 발전할 때 지역의 미래는 밝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시·도가 제시한 올바른 방향에 지역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자. 다가오는 을유년 새해, 가장 먼저 일어나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열심히 다시 뛰자. 우리에게도 반드시 희망은 있다.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김 만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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