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과기연 예산 '朝三暮四' 비난

입력 2004-12-27 09:28:23

"올 예산 200억 중 177억 불용처리 검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대경과기연·DGIST)의 내년 예산과 관련해 기획예산처에서 올해 예산 200억 원 중 남은 177억5천만 원을 불용처리하고, 이를 내년 예산에 포함해 국회 예결위에 계류 중인 대경과기연 예산 200억 원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경과기연 설립 및 연구활동의 차질은 물론, 지역민을 기만하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예산처 계획대로 예산이 확정될 경우, 올해 대경과기연 예산 중 이미 배정된 22억5천만 원을 제외하고 남은 177억5천만 원이 내년도 예산에 포함돼버려 실제 내년도에 새로 확보되는 정부 예산은 22억5천만 원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당초 과기부에서 주장한 내년 예산 50억 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액수이며, 대경과기연 예산 추가 확보를 위해 국회 상임위 등에서 노력한 지역 정치인들의 활동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셈이다.

그러나 대경과기연이 올해 나머지 예산 177억5천만 원을 연내에 배정받고, 내년 예산으로 국회 과기정위에서 결정한 200억 원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면 내년 대경과기연 설립활동에 쓸 수 있는 예산은 모두 377억5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대경과기연은 지역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 올해 확정된 200억 원과는 별도의 내년도 신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규석 대경과기연 원장은 27일 오후 3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대경과기연 이사회' 에서 올해 예산과 내년도 예산을 모두 제대로 확보한 경우를 가정해 '2005년도 사업 예산안'을 보고한 뒤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내년도 정부예산 확정이 올해 마지막 날에 가서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경과기연은 내년부터 건물 건립 작업과 함께 산·학·연 연구활동을 본격화 하기 위해 지난 16일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와 과학기술분야 업무협정(MOU)을 체결했고, LG전자 및 SK텔레콤과도 공동연구를 위한 협정을 맺었다.

△겸임연구원 및 겸임교수 발령 △공동연구·위탁연구 수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연구원-대학 협력은 향후 포항공대 부산대 등 다른 국내외 대학으로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연구원-기업 공동연구 역시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주요기업들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정규석 대경과기연 원장은 "내년 상반기쯤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따라 입지 등이 확정되면 부지매입 및 연구원 건축에 곧바로 들어가면서, 연구원 20여 명을 먼저 확보해 연구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라며 "대경과기연 성공을 위해서는 예산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