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장진급 심사 이전에 진급자가 내정되는 등 다수의 불법행위가 이뤄졌다는 군 검찰의 발표에 대해 육군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 향후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육군 김광현 정훈공보실장을 비롯한 전 육본 인사참모부 진급계장인 류성식 중령(대령진급자) 등 인사담당 실무자들은 24일 군 검찰이 확인했다는 6개 항목의 '불법행위'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먼저 공석 결정단계에서 소수병과(기술·행정병과) 장교 9명의 진급이 사전에 이미 결정됐다는 군 검찰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게 육군의 주장이다.
류 중령은 소수병과인 기술·행정병과는 인원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임관구분, 임관기수별 공석이 부여되면 대체로 근무평정이 우수한 자원을 금방 판별해 낼 수 있어 내정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사전에 치밀한 분석을 거쳐 진급선발위원을 선정하고 심사위원이 특정인의 추천을 반대할 것에 대비해 진급선발위 간사(진급간사)에게 반박논리를 갖추도록 지침이 내려졌다는 부분도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류 중령이 말했다.
류 중령은 "남재준 육군총장은 진급간사가 심사과정에서 발언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는 만큼 '지시사항 외에 절대 입을 떼서는 안 된다'고 엄명했다. 따라서 간사가 심사위원을 유도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진급선발위원들은 육군총장에 의해 심사가 시작되는 10월 5일 하루 전에 확정됐기 때문에 치밀한 분석 끝에 특정인에게 유리한 위원을 선정했다는 군 검찰의 주장도 다르다고 육군은 항변했다.
가장 많은 의혹이 집중됐던 사전 내정자 인사자료 삭제 또는 누락 혐의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게 육군 측의 해명이다.
인사검증위는 1997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근신 5일 처분을 받은 경리병과 B대령에 대한 음주운전 경력을 인정하고 이를 인사검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의결해 진급심사위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B대령은 당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15%인 것으로 기록됐는데도 음주측정을 거부했다는 군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유 중령은 강조했다.
예산집행 부적정으로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모 대령의 인사자료도 인사검증위의 심의 결과 '자료활용 적합' 판정을 받아 진급심사위에 아무런 가감도 없이 제공됐다고 유 중령은 전했다.
사전 내정자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17명을 탈락시키기 위해 가짜문서를 만들고 인사검증위 검증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검증된 것처럼 속였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개인비리와 금전부조리, 품성 등에 문제가 있는 비위자료를 기무 등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작업을 거쳐 남 총장이 제시한 진급부적격자 기준에 따라 17명을 골라내 이를 내부문건으로 작성해 심사위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반면 진급자 중에는 부적격자 기준에 해당되는 비리를 저지른 인물이 전혀 없다고 유 중령이 설명했다. 따라서 17명의 비위자료 작성과 심사위 제출은 아무런 법적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1,2개 추천심사위에서 사전 내정된 11명의 최종선발을 위해 '음영표시'를 했다는 군 검찰의 발표 내용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선발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우수자로 추려낸 6명에 대해서만 주무간사가 심의번호에 참고용으로 음영표시를 했으나 이 중 한 명은 진급되지 못한 만큼 사전 내정된 11명의 진급을 유도하기 위해 음영표시를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유 중령은 "사전 내정된 11명의 진급을 유도할 의도가 있었다면 왜 6명에게만 음영표시를 했고 그나마 1명이 진급하지 못한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며 군 검찰에 반문했다.
특히 음영표시 사실은 선발위원장과 부위원장 뿐 아니라 인사관리처장 L준장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고 유 중령은 설명했다.
또, 심사위원들이 사심없이 심사토록 하기 위한 의도에서 심사장에 CCTV를 올해 처음으로 설치했으나 용량 10분짜리인 CD로만 녹화가 가능해 모든 심사과정을 담을 수 없는 데다 녹화 자체가 불법이어서 일절 기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군 검찰은 육군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다양한 자료와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비리유무를 놓고 양측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돼 군사법원의 판결이 주목된다.(연합뉴스)
사진 : 국방부 인사비리와 관련 , 24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김석영 국방부 검찰단장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고(사진 오른쪽) 이에 류성식 육군 전 진급계장이 당일 오후 군검찰의 발표에 대해 반박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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