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방, 首長 노릇 제대로 하겠나

입력 2004-12-24 11:44:28

군(軍) 장성 진급 비리 의혹 사건은 결국 뚜렷하게 밝혀 낸 것도 없이 군 지휘체계만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 수사 결과를 당초보다 앞당겨 24일 발표한다고 했다. 그 내용은 대략 이미 구속된 2명의 영관급 장교를 구속기소하고 육본의 인사 참모 이모 준장은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이번 사건을 서둘러 덮겠다는 국방부의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이미 국방부에 의해 보직해임된 군 검찰관 3명이 수사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기도하다. 이럴 바에야 왜 군검찰관들을 보직해임했는지 도대체 납득하기가 힘든다.

더욱이 이들 검찰관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치고 있다. 군 체계에서 있을 수 없는 수장(首長)에 대한 '항명'이 아닌가.

게다가 이번 수사는 당초 괴문서 내용대로라면 엄청난 인사 비리가 불거질 조짐이었다. 군 검찰이 사상 유례가 없는 '육본 압수수색'이란 초강경 카드까지 들고 나왔지만 결국 영관급 2명의 구속선에서 끝낸 셈이다.

육본 수뇌부의 비리 의혹을 캐려다 남재준 육참총장의 사표 반발로 그마저 물거품이 돼 버렸다. 윤광웅 국방장관의 참모인 법무관리관마저 군검찰관의 보직해임의 부당성을 주장, 또다른 '항명 형태'가 되면서 그야말로 군 지휘체계는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 이는 원천적으로 윤 국방장관이 뚜렷한 주관도 없이 오락가락하면서 육본에 흔들리고 수하의 군 검찰관마저 항명하도록 한 데 그 책임이 있다. 이래 가지고 앞으로 군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인사권자인 노 대통령은 심각하게 숙고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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