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컬러풀 대구'가 되려면...

입력 2004-12-24 09:16:46

최근 대구를 대표할 새 슬로건으로 '컬러풀 대구'가 정해졌다.

'다채로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새 슬로건은 젊고, 밝고, 화려하고, 활기찬 대구의 이미지를 만들어가자는 발전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 '젊은 대구, 멋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활기찬 대구 시민의 모습을 다채로운 색채로 표현해 나간다는 것이 대구시의 구상이다.

뒤집어보면 대구시가 '컬러풀 대구'라는 슬로건을 만든 것 자체가 대구가 밝고 활기차고, 쾌적한 즉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30~40년 전에 비해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각 분야를 통틀어 시민의 자긍심을 드높일만한 요소가 점점 더 줄고 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컬러풀 대구'라는 슬로건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군사정권' 'TK' '보수꼴통' 등 정치적 논리와 터무니없는 낙인을 배제하더라도 말이다.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 있어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완성해내기 위해서는 슬로건을 내거는 것이 일의 순서상 가장 먼저다.

지향점에 대한 푯대라는 점에서 중요하고, 슬로건을 통해 국가나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공동체의 구심점을 만들어가는 초석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서유럽 선진국가들이나 미국, 일본, 중국 등 우리의 주변국들은 각 도시마다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도시를 체계적으로 재정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만들어 가고 있다.

미테랑 대통령 시절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추진됐던 프랑스의 박물관, 미술관정비 사업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다.

또 최근 '산타'마을로 유명한 핀란드 오지마을 로바니에미도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중인 베이징시는 21세기 중국, 나아가 세계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옹골찬 야심을 드러내며 일로매진하고 있다.

많은 선례나 이론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컬러풀 대구'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이다.

먼저 이를 위해서는 행정·경제·사회·문화·복지·도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구시와 시민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의식,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우중충한 도시의 이미지와 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거창한 목표에 앞서 시민들의 새 마음, 달라지려는 의식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컬러풀 대구'는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동안 대구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거나 추진할 '솔라시티'나 '기업하기 좋은 도시' '문화산업비전' 등의 사업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불과하다.

새 슬로건 아래 대구가 안고 있는 산적한 현안들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힘은 바로 시민의식이고,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열(熱)과 성(誠)이다.

바꿔말하면 '변화하려는 시민의식'이다.

알게모르게 그동안 대구는 이런 열성이 옅어지고 퇴색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줄어든 열성은 결국 좌절과 고립의 싹을 잉태해왔다.

무슨 일이든 열성이라는 추진력이 없으면 결과는 항상 중도포기, 흐지부지다.

리더십도 중요하다.

구성원에 비전을 제시하고 보다 나은 미래의 목표를 향해 이끌어가는 리더십이야말로 현재 대구가 가장 필요로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리더십은 혹여 길을 잘못들었다 하더라도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 목표를 성취해내는 밑거름이 된다.

일을 겁내거나 쉽게 포기하고 복지부동하고야마는 리더나 조직, 구성원이 있다면 대구의 미래는 없다.

이러한 요소들이 제대로 결합되고 변화 의지가 가시화될 때 '컬러풀 대구'가 실현될 것이다.

5년 후인 2010년의 대구, 더 멀리 2020년, 2030년 대구의 모습은 어떠할까. 또 대구시민들의 의식과 자긍심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컬러풀 대구'가 일과성 구호에 그칠지, 아니면 진정 활기차고 매력적인 메트로폴리탄 대구가 될지 '출발은 바로 현재'라는 점에서 대구시민들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을유년 새해 대구는 얼마나 컬러풀해질까.徐琮澈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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