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정치복귀' 시동거나

입력 2004-12-22 13:51:35

4.15총선 낙선 후 칩거해온 여권 내 영남세력의 좌장인 이강철(李康哲) 전 대통령후보 조직특보가 정치 행보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기도 한 이 전 특보의 행보는 특히 열린우리당의 내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의 좌장격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노사모를 이끄는 이기명(李基明)씨의 입당 등 이른바'친노(親盧) 직계'그룹의 결집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총선 전에'왕특보'로 불리며 당내 핵심 실세로 통했던 이 전 특보는 노 대통령이 아시아·유럽 순방과 이라크 파병부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인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2시간30분 동안 독대했다고 21일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간 청와대 또는 국정원내 요직 기용설이 꾸준히 나돌던 이 전 특보는 그러나 최근 열린우리당의 386 의원 등 여권 인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대통령이 지역주의 문제로 고민하시더라"면서"나부터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려야겠다"고 말한 점에 미뤄볼 때 자신의 거취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돌고 있다.

특히 자신의 전대 출마 여부를 묻는 참석자들에게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당이 어려운데 계속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느냐"면서"이제는 당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는 것.

내년 전대에서 경남지사 출신인 김혁규(金爀珪) 의원을 지지할 것이란 당내의 일반적 시각과 달리 독자 노선을 걸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 참석자는"공직으로 나가는 것보다 당 복귀로 무게중심을 옮긴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영등포 중앙당사에는 이 전 특보의 측근들의 발걸음이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집권 3기를 맞는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주요 목표를'국민통합'에 맞추고 있는 점도 이 전 특보의 역할론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영남출신의 한 의원은"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 및 국민통합에 국정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이 전 특보가 복귀한다면 그런 역할의 가교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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