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간부'在室燈'추억속으로

입력 2004-12-22 09:02:11

전자 결재시스템으로 부재여부 확인

재실등(在室燈)이 사라지고 있다.

행정기관, 경찰서 등에서 주요 간부들이 사무실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재실등의 역할이다.

사무실 벽마다 높이 매달려 있는 재실등에 불이 켜져 있는지에 따라 직원들은 결재를 받으러 가거나 상관의 부재 여부를 확인하곤 했다.

이제 재실등은 추억 속의 기기가 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6일 시청사에서 재실등 가동을 중단하고 개인 컴퓨터에서 간부의 부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시 정보화담당관실이 '간부 재·부재 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 직원들에게 보급함에 따라 더이상 재실등은 필요없게 된 것.

재실등은 시장, 부시장, 담당국장 등 3명의 부재여부만 나타냈지만, 컴퓨터에는 시장, 행정·정무 부시장, 기획관리실장, 국장 등 주요 간부들의 부재·회의 여부가 모두 표시돼 있다.

이를 놓고 과장 이상 나이든 간부들은 "30년을 이어온 낭만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고개만 들면 됐는데 이젠 컴퓨터를 켜야 한다"며 불평(?)을 하고 있는 반면 젊은 직원들은 "훨씬 편해졌다"며 반기고 있다.

정익재 정보화담당관은 "재실등의 고장이 잦고 제조회사의 부도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면서 "대구에서 처음 개발한 만큼 구·군청에서 원할 경우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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