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타결…임시국회 오늘부터 정상화

입력 2004-12-22 08:30:50

국보법 '4자회담'서 협상..4대법안 연내 합의처리 노력

여야는 21일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한 '4자 회담'을 열어 임시국회 회기를 오는 30일까지로 하고, 새해 예산안과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병기간 연장 동의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하는 등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2일동안 계속된 임시국회 공전사태가 끝나고, 22일부터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와 각 상임위원회가 정상 가동되게 됐다.

여야는 특히 쟁점이 됐던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법안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회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으며, 국가보안법의 경우 '4자 회담'에서 양당 지도부가 직접 다루기로 했다.

국보법을 제외한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과거사기본법, 언론개혁입법 등 나머지 3대 법안과 기금관리기본법, 민간투자법, 국민연금법 등 '한국형 뉴딜' 관련 3개 법안,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 등은 해당 상임위 또는 특위에서 논의하되, 여야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4자 회담'으로 넘겨 절충키로 했다.

또 상임위에서 이미 처리된 법안들은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즉시 법제사법위에서 처리하기로 합의, 법사위 상정전 5일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한 국회법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는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과 오후 두차례 5시간이 넘게 진행된 4자 회담이 끝난 뒤 이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4대 법안의 경우 열린우리당의 요구에 따라 '회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열린우리당의 요구와 '합의처리 원칙'을 고수한 한나라당의 주장을 절충하는 형식으로 합의가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합의문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여야 4인 대표회담에서 정국경색을 풀고 합의를 이뤄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4개 쟁점법안을 합의처리키로 한 만큼 원만한 논의와 충분한 토의 없이 일방적으로 직권상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오는 23일 오전 '4자 회담'을 다시 열어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에 대한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국보법은 불신과 격돌이 교차했던 법사위보다는 여야 4인 대표회담에 넘겨서 다루기로 했고, 3개 개혁법안도 상임위에서 다루게 됨으로써 이번 회기내에 다룰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개혁법안에 대해 그간 한나라당이 아예 국회에서 토론조차 못하겠다는 입장을 가졌는데 이번 합의를 통해 여야가 국회기구를 통해 대화.토론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회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함으로써 회기내에 많게는 4개 법안을 다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회담 직후 "국민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국회라도 제 모습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서로 쟁점 법안들에 시각차가 컸으나, 원만히 대화를 통해 합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국회를 정상화하고 파병연장동의안,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것은 정부 여당에 큰 선물을 준 것 아니냐"면서 "어려운 과정과 긴 대화를 통해 서로의 필요성과 합의 필요성을 함께 느끼다보니까 결과적으로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국회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난 8일부터 국보법 폐지안 철회를 요구하며 진행했던 국회 법사위 회의장 점거 농성을 해제했으며, 20일부터 국회 146호 회의실에서 '240시간 연속 의원총회' 형식으로 농성중인 열린우리당 소장파 의원들은 회담 결과에 대한 판단에 따라 농성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열린우리당 이부영의장과 천정배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대표와 김덕룡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가진 '4자회담'에서 임시국회 정상화 등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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