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 '경쟁력 향상'만이 살 길

입력 2004-12-18 12:13:28

쌀 협상 잠정 합의안이 드러났다. 농림부와 협상단은 관세화 유예를 10년 연장하는 대신, 현재 4%인 의무수입 물량을 매년 0.4%씩 늘려 2014년에는 국내 쌀 소비량의 8%까지 확대키로 했다. 수입 쌀의 시판은 내년부터 수입량의 10%까지 허용한 뒤 2010년까지 30%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협상결과는 당초 우리가 목표한 관세화를 유예해 완전 개방을 피하되, 의무수입 물량과 시판 허용을 최대한 줄인다는 협상 방침을 상당부분 달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쌀 시장 개방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농민들의 처지와 WHO 무역체제에서 일정 부분 쌀 시장을 열 수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을 절충한 산물이다.

문제는 협상결과의 파장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의무수입 물량이 늘고 내년부터 외국산 쌀이 당장 동네 슈퍼나 가게서 우리 쌀과 나란히 시판됨으로써 유통시장의 혼란과 함께 장기적으론 쌀 값 하락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협상 결과에 반발, 어제 열려고 했던 '쌀 협상 국민 대토론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쌀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지지해온 본란은 이제 농민들도 정부의 방침에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협상결과를 수용하고, 향후의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싶다. 유예 받은 10년간 우리의 쌀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산 쌀과의 차별화를 서둘러 국민들의 우리 쌀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 경제부처 내에서는 아직도 쌀 시장 완전개방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정부도 이미 제시한 바있는 '119조원 투입 농촌회생대책' '쌀값 17만원 보장'등 농업대책에 대한 확고한 실행 의지와 비전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농민들의 의혹과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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