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대구은행 서울분실장의 하루

입력 2004-12-18 09:18:31

마음이 더욱 바빠지는 연말에 지방은행 서울분실장들은 '은행 전쟁'이니 '빅뱅' 등 은행계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더욱 긴장되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인규 대구은행 서울분실장은 17일 오전 6시에 일어나 7시30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16일 은행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한 김극년 행장과 이날 아침식사를 같이하면서 현안 보고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8시에 김 행장과 조찬을 함께하고는 비서실장 역할을 맡게 됐다.

9시30분부터 시작된 은행장 모임에 김 행장을 수행하고는 다음 일을 위해 다시 서울사무실로 돌아왔다.

이날 점심식사 때는 '홍보실장'으로 나서게 됐다.

서울의 한 언론사 기자와 만나 최근의 금융권 동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점심을 함께했다.

대구은행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금융권에 나돌고 있는 각종 정보들도 중요하다.

이어 오후 3시에는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의 인사담당 임원회의에 참석했다.

대구에서 담당 임원이 상경하지 않을 경우, 웬만한 회의는 서울분실장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중요한 결정사항이 있을 경우, 위임을 받아 회사의 입장을 전하기도 한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금감원이 있는 여의도로 달려갔다.

금감원의 은행감독 담당자를 만나 업무에 관해 협의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온 것은 4시30분. 여러 곳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대해 회신하려는 순간, 한 언론사기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30여 분 동안 취재에 응하고 나서 오늘의 금융시장 동향 등 여러 정보를 취합하고서야 사무실 업무가 끝났다.

저녁은 증권거래소의 IR관계자와 약속이 잡혀져 있었다.

평소 자주 만나기는 하지만 바쁠 때라도 만나서 협의하지 않으면 갑자기 일이 터졌을 때 협조받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가급적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저녁을 자주하는 편이라고 한다.

오늘 귀가시간은 밤10시. 일주일에 정상적으로 퇴근하는 날이 한 번 정도다.

다른 지방은행 분실장들도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박 실장은 지난 86년에 입사해 18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서울에서 잔뼈가 굵은 '서울통'이다.

2000년 1년간 대구에 내려가 만촌우방지점장을 맡은 것 외에는 줄곧 서울에서 근무해 왔다.

서울의 각 지점은 물론 서울분실차장을 지내다가 2002년부터 서울분실장을 맡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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