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보리'들이 여의도에 떴다

입력 2004-12-17 12:02:10

지역의원 보좌진들로 구성 '보리모임'

젊은 '보리'들이 여의도 정가에 떴다. 경상도 사람을 가리켜 '보리 문디(문둥이)'라 하는 데서 착안한 '보리 모임'은 대구·경북 출신 보좌진들의 친목 단체다. 서울 문단(文壇)의 지역 출신 모임인 '보리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고향 사랑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의도 보리모임은 지난 8월 결성됐다. 곽성문 의원실의 김구환 보좌관(회장)과 주호영 의원실의 박재홍 보좌관, 주성영 의원실의 정진교 비서관(총무) 등 몇몇 지역 보좌진이 의기투합, 만들어졌다.

"'착한 보리(?)'를 지향한다"는 이들은 "시원(始原)을 위해 뭔가 도울 방도를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모였다"고 말했다. 단순히 밥 먹고, 얘기하는 친목모임이 아니라 고향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보좌진 하면 흔히 국회의원의 '그림자'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의 정책방향을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 모임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현재 회원 수는 17명 정도. 권기일(주성영 의원실)·강동준(김성조)·김태한(김태환)·이동창(이상배)·장재혁(이해봉)·정연학(김광원)·정재덕(이한구) 보좌관과 안일근(김재원)·이주엽(이인기) 비서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16대 시절 백승홍 의원실에 있던 이창걸(박혁규) 보좌관도 합류했다.

'대표 보리'격인 김구환 보좌관은 "단순히 친목모임에 그치지 않고, 지역 현안해결에 공동대응 하는 결속력을 자랑한다"라고 귀띔했다. 박재홍 보좌관은 "지역 현안을 두고 이견이 생기거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면 의원보다 먼저 '보리'들이 나서 분위기를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보리'들이 뭉치자, 경남지역 보좌진들이 최근 별도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남쪽과 북쪽 보리들의 움직임이 여의도 정가에서 이름이 높다. 경남지역 한 보좌관은 "우리도 '갱상도(경상도) 보리'인데 북쪽(경북) 보리들의 결속력이 예사롭지 않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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