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아직도 꿈 꾸는 박 대표

입력 2004-12-17 09:17:27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송년 국정보고회' 및 '달성2차단지 기공식' 참석을 위해 대구에 왔다.

대구 국회의원 5명도 동행했다.

동대구역에는 인터넷 카페 '박사모'와 '근혜사랑' 회원 10여 명이 '박 대표님 사랑해요'를 비롯한 플래카드 2개로 따뜻하게 맞았다.

박 대표도 미소와 악수로 응했다.

주변에선 '실제로 보니 더 아름답다' '차분하고, 기품있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기자가 "박 대표를 성원하는 인터넷 카페가 10개도 넘는다"고 하자, "외국에도 있다"며 웃었다.

그런데, 박 대표는 국정보고회에서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공박하는데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다.

박 대표는 "국민들이 먹고사는 권리를 위협받고 있는데 정부 여당은 무엇하고 있나" "정체성과 안보와 경제를 죽이는 '4대 국민분열법'만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정부 여당이 국정인식과 자세를 바꾸는 것이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모두 정부와 여당 탓이었다.

정부 여당만 인식을 바꾸면 모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박 대표는 20여 분 동안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겠다'는 정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

단지 '여당이 야당을 존중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데 전념한다면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정책(?)뿐이었다.

한나라당의 역할은 여당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셈이다.

주성영 의원은 이날도 '이철우 의원 노동당 가입' 주장에 목청을 높였다.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야당의 지지율 역시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당명 변경을 넘어서 '당의 해체 또는 혁명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박 대표의 '대중적 이미지'와 해묵은 '색깔논쟁'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책과 대안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정당으로 낙인 찍혀서는 지역민으로부터도 언제든지 외면당할 수 있다는 점은 박 대표도 잘 알고 있지않은가.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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