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만년 소녀' 노래로 첫 인사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 박정자(62), 윤석화(49)씨가 지난 13일 대구를 찾았다.
연극전용 소극장 떼아트르 분도의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온 이들은 연극이 아닌 노래로 대구시민들에게 첫 인사를 한 것. 공연이 끝난 뒤 분장실에서 만난 이들은 천진난만한 '만년 소녀'의 모습이었다.
"대구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어 정겨운 곳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대구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네요." 박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윤씨가 거든다.
"선생님, 이제 대구에도 떼아트르 분도라는 좋은 소극장도 생겼고 앞으로 분명 공연 기회가 있을 거에요. 이 소극장은 처음 기획단계부터 연극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돼서 그런지 시설이 너무 좋아요. 저도 대학로에서 조그마한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무척 탐나는 곳입니다.
"
박정자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다.
게다가 이순을 넘긴 나이에도 해마다 꾸준히 무대에 서는 그의 연극에 대한 쉼없는 열정은 엄청나다.
"지난해 '19 그리고 80'이라는 연극을 하면서 여든이 될 때까지 연극무대에 서겠다고 관객들에게 약속했지요. 그런데 해가 바뀔수록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어요. 약속은 지켜야하니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친다는 각오로 해야겠죠."
배우는 많아도 스타는 드문 연극판에서 윤석화는 귀한 재능을 타고났다.
연극의 영토를 꿋꿋이 지키면서도 끝없이 사람과 화제를 끌어 모으는 스타성이 그것. 배우라는 이면 뒤에 연출가, 제작자, 잡지 발행인, 작가 등 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많은 수식어도 그런 스타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얼마 전 2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섰지요. 내년에는 번역극 '위트'로 또 설 겁니다.
앞으로는 다른 곳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욕심만큼 두려움이 앞선다는 윤씨. 그의 두려움과 관객의 기쁨은 정비례한다.
"요즘 전국적으로 뮤지컬 붐이 일고 있습니다.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 반겨야 할 일이지만 다양성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지요. 모처럼 불고 있는 이 열풍이 공연예술 전 분야에 골고루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대구에도 좋은 소극장이 많이 들어서서 소극장 연극 붐이 일었으면 해요. 그래야 저희도 대구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겠지요."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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