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의회가 가장 부패'...세계 각국은 '정당'

입력 2004-12-10 14:04:22

우리나라 국민은 국내 국가기관 및 사회 각 분야기관 중 '의회'를 가장 부패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정당'을 가장 부패한 곳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반부패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9일 유엔이 정한 국제 반부패의 날을 맞아 발표한 '부패바로미터 2004'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부패척도 조사대상 기관 중 의회를 가장 부패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여론조사 전문단체인 '갤럽 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6∼9월 사이 64개국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부패 없음'을 1점으로, ' 부패 심각'을 5점으로 매겼을 때 한국의 의회는 4.5점을 받았다.

의회의 부패지수는 전체 평균 3.7점으로 의회를 자국내 기관 중 가장 부패한 곳으로 인식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 아르헨티나(4.6)와 인도네시아(4.4), 대만(4.1), 우크라이나(4.3) 등 5개국이었다.

반면 싱가포르(1.6)와 덴마크(2.2), 룩셈부르크(2.4), 네덜란드(2.6), 핀란드(2.6), 노르웨이(2.7), 영국(3.2), 미국(3.3) 등 해외 선진국들은 의회에 대한 신뢰가 높았으며 이웃 일본도 3.7점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기관별 부패지수 순위는 의회에 이어 △정당(4.4) △경찰(3.8) △세관(3.7) △법조계(3.6) △매체(3.6) △교육시스템(3.5) △기업(3.4) △조세수입(3.4) △의료서비스(3.4) △군대(3.4) △종교 단체(3.1) △NGO(2.8) △등기 및 면허서비스(2.5) △공공설비(2.5)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조사대상 중 국제 평균보다 부패지수가 낮은 분야는 '등기 및 면허서비스' (평균 3.0)와 '공공설비'(평균 3.0) 등 단 2곳뿐이었다.

전세계 각국 평가에서는 '정당(평균 4.0)'이 가장 부패하다고 뽑은 나라가 제일 많아 설문 대상 64개국 중 에콰도르(4.9), 아르헨티나(4.6), 인도(4.6), 페루(4.6), 일본(4.3) 등 무려 36개국이 정당을 지목했다.

정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나라는 싱가포르(1.9), 알바니아(2.9), 홍콩(3.0), 네덜란드(2.8), 아프가니스탄(3.1) 정도였다.

'기업(평균 3.4)'을 가장 부패기관으로 꼽은 나라는 대부분 경제 선진국으로 홍콩(3.2)과 네덜란드(3.0), 노르웨이(3.4), 싱가포르(2.4) 4개국이었다.

그리스(4.0)와 코소보(3.5)는 의료서비스(평균 3.3)를 가장 부패 분야로 꼽았고 노르웨이(3.4)는 기업과 함께 종교단체(평균 2.7)를 가장 부패 분야로 꼽아 눈에 띄었다.

그 밖에 지난 12개월간 본인 혹은 가족 중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국민의 6.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카메룬은 무려 50%가 넘었고, 케냐와 리투아니아, 몰도바, 나이지리아 등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31∼40% 수준이었으며 오스트리아,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홍콩, 영국, 미국 등 선진국들은 5% 미만이었다.

향후 부패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전세계 응답자의 45%가 향후 3년간 부패가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데 비해 부패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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