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엥겔계수가 4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왔다.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는 저소득가계일수록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고소득가계는 낮다는 엥겔의 법칙을 수치화한 것으로, 엥겔계수가 높아질수록 전체적인 소득수준은 낮다는 것을 뜻한다. 엥겔계수는 국민 생활수준과 체감경제상황을 파악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자료가 되고 있다.
○...소득은 줄거나 제자리상태인데 지난 1년간 식료품 가격이 6.6%나 올랐으니 엥겔계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먹고살기에 급급한 서민들의 형편이 말이 아니다. 사무직을 포함한 도시근로자 가구 중 하위 10% 저소득층의 보건의료비 지출액은 지난 3/4분기 월평균 5만3천250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5만9천61원보다 9.8%가 줄었다. 아파도 참고 견디는 지경이다.
○...아파도 참고, 아깝지 않게 쓰는 곳은 자식 교육비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교육비 지출도 줄었다. 월평균 7만8천612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8만3천30원보다 5.3%가 줄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소득 상위 10%그룹의 지난 3/4분기 월 평균 교육비는 55만7천172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2만7천994원보다 5.5%가 증가했다.
○...저소득 서민들은 못 먹고 못 입고, 아파도 참고 견뎌내는 힘의 원천은 자식이다. 자식은 그들에겐 유일한 희망이고, 그 희망은 대체로 교육을 통해 실현 된다. 크게는 고시합격으로 작게는 좋은 직장 취직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이 이를 극명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옛 말이 되고 전설이 되고 있다. 빈한한 개천에서 용은커녕 이무기도 날 수가 없게 된 상황이다.
○...그래서 개천을 버리고 판자집이라도 좋다고 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판자촌에서 용이 날 수 없음을 참담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꿈은 멀어지고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암담한 것이 저소득 서민이다. 저소득 계층의 참담한 가난과 신분은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어지고 있음 아닌가. 엥겔계수를 변형한 자녀 교육비지출을 나타내는 엔젤계수도 엥겔계수처럼 크게 높아져 서민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오늘은 엥겔 1896년 사망한 날이다. 엥겔계수 엔젤계수가 크게 꺽일날은 언제가 될 것인가.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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