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10월 본 지면에서 '영어마을 대구의 새로운 미래다' 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칼럼이 나간 후 가장 많은 전화를 받았고 지역의 모 방송사는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포럼 사무실을 다녀가기도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력이 세계 1위라는 고무적인 뉴스 속에 다시 이 화두를 끄집어 내는 것은 지역이 세계화의 물결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대구시도 100억원 이상이 드는 대규모 영어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경북대 등과 협의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경기도에서 처음 시작한 영어마을은 현재 서울, 부산, 인천등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외국 언론에서도 영어교육에 있어서 참신한 접근법이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월 경기도 안산캠프를 필두로 서울에서는 이달 6일부터 풍납동에 영어마을이 문을 열었다.
대부도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지난 가을부터는 영어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고, 안산 캠프는 주말을 이용하여 1인당 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영어 체험을 할 수 있는 '주말 가족 프로그램'이 37대 1의 높은 입소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안산캠프 수료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96%가 재입소를 희망했고, 교육 프로그램의 학습흥미 유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93%가 만족한다는 답변을 했다. '5박 6일이면 아이들의 말문이 트인다'는 말이 그냥 나온 소리는 아닐 것이다.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며 영어경쟁력이 떨어지는 대구지역이야말로 국제화의 첫걸음으로 지역내 '영어마을'조성, '영어공용 시범지역' 지정 등을 통하여 지역민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사교육비 절감, 외화 유출과 사회적 위화감 감소 효과와 더불어 저소득층 자녀에게도 양질의 영어교육 기회가 주어지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가!
무슨 일을 추진하려면 가장 큰 걱정거리가 재원 문제다. 또 중앙부처에 손을 벌릴 생각을 하면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마저 움츠러든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다'란 속담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경기도는 옛 공무원 수련원을 85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해서 훌륭한 안산캠프를 만들었고, 서울은 (구)외환은행 합숙소를 활용하여 5천61평의 영어체험마을을 만들었다.
지역에도 버려진 폐교도 있고 유니버시아드때 북한 응원단이 숙소로 쓴 대구은행 연수원도 있다. 얼마전 낙동경제포럼의 정책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온 한 영남대 교수는 영남대의 30여명 외국인 영어강사를 활용, 방학 때 영어마을의 문을 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외국인 학교와 교사들을 활용하는 것도 연구해 볼 일이다.
스페인의 잉글리시 타운은 영어만 사용하는 자족 도시로 영어권 원어민의 체류비용 일체를 부담하고 영어 체험을 원하는 스페인 사람과 숙식을 통한 영어권 문화 체험과 영어 활용 기회를 부여하며 스페인 문화 이벤트를 첨가해 흥미로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에서 돈이 없다면 철저하게 수용자 부담으로 영어마을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대구시 관계자와 정치권 등에 영어 마을의 필요성을 제기해 오고 있다.
지역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영어마을을 만들고 이와 함께 외국인학교 설립, 외국대학분교 유치, 차이나타운(China Town) 조성,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간적 대우 등을 통하여 외국인들이 지역내에서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을유년 새해, 거리에서 우리 아이들이 코큰 외국인들과 유창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소망을 가슴에 품어 본다.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김 만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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