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2월은 희망의 달...이웃 사랑 가르치는 기회로

입력 2004-12-08 14:16:40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왠지 어깨가 움츠러지는 추운 날씨지만 나는 12월을 희망의 달이라 부른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이웃돕기성금 모금함에서 사랑이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결코 듣고싶지 않은 언론보도를 접하게 된다. 이제는 단골메뉴처럼 익숙해져 덤덤해졌지만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위문의 손길이 크게 줄어 입소자들의 겨울나기가 걱정된다는 보도다. 아마 경기가 어려운 탓이리라. 거기에 메말라 가는 사랑과 인정의 각박함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여건만 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봉사활동도 하고 성금도 낼 것이라고 말한다. 쉬운 말로 남들에게는 "그 정도 가지고 있으면 이젠 베풀고 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베풀고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도 아니요. 마음이 없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처음 시작을 못해서 못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 어려운 이웃이 많다. 추운 날씨에 쪽방에서 연탄 한 장으로 떨면서 지내는 홀몸노인도 있고 실직에, 카드빚에 시달리다 길거리로 나선 노숙자도 있다. 소년소녀가장도 있다. 남을 돕는 건 크고 거창한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작지만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뜻 있는 일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자녀의 손을 잡고 우리 군청에 이웃돕기 성금을 내러오는 젊은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는 아마 올해도 우리 군청을 찾아올 것이다. 이들이 내는 성금은 5만원 내외로 결코 많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성금은 대기업이 내는 거액의 성금보다 더 소중한지도 모른다. 이들 부부의 성금에는 이웃에 대한 따끈한 사랑이 있다. 특히 자녀들에게 이웃사랑을 가르치는 교육적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다고 많은 금액의 성금을 내는 대기업이나 독지가의 성금에 사랑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일년에 한번이지만 이들 부부는 이렇게 말없이 자녀들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사랑을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그 사랑은 대를 이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전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12월을 희망의 계절이라 부른다. 그렇게 해서 사랑은 계속 이어져가고 있으니까. 12월이 되면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 모금운동이 시작된다. 연말에 실시하는 이웃돕기 모금행사가 일회성이라도 좋고, 계속 이어져도 좋다. 이런 기회에 한번쯤 이웃돕기 모금운동에 참여해보자. 모든 일은 처음 한번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 그리고 연말의 이런 행사를 어린 자녀들에게 이웃사랑을 가르치는 기회로 삼자. 그러다 보면 우리도 일년 내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상시 기부문화가 정착되는 날도 앞당겨 질 것이다.

칠곡군수 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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