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임시국회·국보법' 기싸움

입력 2004-12-08 10:47:12

정기국회 폐회(9일) 직후 곧바로 임시국

회를 소집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기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임시국회에 끝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국가보안법 연내

처리 유보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여당의 국보법 폐

지당론 철회와 '법사위 날치기 시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4대 악법 날치기용'

인 임시국회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우리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의 '계속 상정'을 위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한데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하면서 여야의

물리적 대치가 재연됐다.

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여야가 정기국회를 충실

히 보냈다고 보지 않는다"며 "야당은 지금까지 모든 것을 거부했던 태도를 바꿔 '뭘

하지 말자'는 야당이 아니라 '뭘 하자'는 야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우리당이 어제 제안한 민생경제법안 800여건의 처

리, 국보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와 국민대토론회 등을 한나라당이 즉각 거부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은 오늘 내일 이틀동안 정기국회에 임하고 모레부터는 임

시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의견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임채정(林采正) 기획자문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보법 연내처리 유

보 방침은 임시국회를 열어 민생 법안을 처리하자는 조건 아래 제시된 것"이라며 한

나라당이 임시국회에 끝*내 불응할 경우 유보 방침을 철회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

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임시국회를 시급

히 소집할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악용의 소지가 있다"며 임시국회 거부 의사를 밝

혔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갑자기 대타협안을 제시한 것은 '4개 국민분열법'

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지 않고 날치기 미수사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이라

며 "다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대원칙 아래 대화와

협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켜주는 마당

에 임시국회를 연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법사위 날치기 사건에 대해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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