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 '무효처리' 수험생 반발 이어져

입력 2004-12-06 17:21:06

수능시험 부정행위자들의 시험을 '무효'로 처리

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방침이 정해지자 이들을 '0점' 처리해야 한다는 일부 수험생

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교육부의 무효처리 방침이 정직하게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 대

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결정이라는 것.

즉, 부정행위자 성적을 무효로 처리하게 되면 이들은 시험을 치르지 않은 것이

되기 때문에 표준점수가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올라갈 수 있어 자신의 성적이 상

대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수능 반대' '무효처리는 수험생을

두번 죽이는 행위'라는 요지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 성적 통지일을 늦추더라도 모든 부정 행위자들을 적발해 성적이 공정하게 처

리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나 대리시험 등에 대한 수

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같은 논란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수험생인 김정인씨는 "무효처리 결정은 의외"라며 "수능 부정행위자의 수가 적

어 큰 영향은 없겠지만 무효처리는 작게라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

했다.

김씨는 이어 "학생들은 (대학 입학에) 작게라도 영향을 미친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며 "수험생들을 생각해서 무효처리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3'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신중을 다해야 할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응시자들을 무효처리한다면 총응시자 수가 적어져 수능등급 변화가 있을 것

으로 예상된다"며 "소수의 부정행위자들 때문에 나머지가 피해를 본다면 적절한 판

단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정행위자를 무

효처리한다는 것은 정직한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몇백명이 미미한

숫자는 아니기에 등급에서 큰 피해를 보는 학생이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적 통지일을 늦추더라도 가급적 모든 부정행위자들을 적발해 그들을 0

점 처리,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한 수능 결과가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시합격생'이라는 한 학생은 "인원 몇명 줄어든 것 가지고 뭘 그리 걱정이냐

고 하겠지만 수시2학기 합격생들은 인원수 몇명 줄어드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런 학생들이 있다면 0점 처리를 하고 대학입학도 취소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

다.

'고3학생'이라는 네티즌은 "학교에서도 커닝으로 걸리면 영점 처리해 꼴등으로

처리되는 데 이번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은 왜 무효냐"며 "그들이 부정행

위를 했다면 당연히 꼴등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벨리안'이라는 네티즌은 무효처리나 영점 처리에 대해 별다른 언급없이 "대

학별로 수능을 아예 안보고 가는 대학도 있다"며 "그런 대학들도 그 학생들을 받아

주게 해서는 안되며 반성과 숙고의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 고등교육법 34조(학생의 선발방법) 4항에는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

를 한 자에 대해서는 당해 시험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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