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장, IMF총재 등 글로벌리더 키우기에 주력', '영어능력 갖춰져야 국제 학생 및 학문 교류 가능해', '현재 20% 정도, 2010년에는 50%까지 영어강의 확대'
지난주 한 시사 주간지에서 서울의 어느 명문대학 총장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세계의 유명 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제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더욱 신장되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이는 비단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 추세로 본다면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머지않아 대부분의 대학에서 보편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의 방식으로 교육받은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수업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갔다가 실패한 학생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의사소통보다 시험과 점수를 위한 영어 학습에 치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방적이고 상호작용적인 토론식 수업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잘 표현하지 못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국내든 해외든 학업(Academic Purpose)을 위해서는 토론식 영어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영어로 잠꼬대를!
얼마 전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의 어머니를 만났다.
"자랑할 게 있어요. 우리 아이가 잠을 자면서 영어로 잠꼬대를 하는 거 있죠.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아이 아빠랑 한참 지켜봤어요."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 4년째 영어를 접해 오는 동안 각종 영어 관련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지만 영어로 꿈을 꾸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아 흐뭇했다는 것이다.
잠꼬대를 한다는 것은 '영어식 사고'를 한다는 의미이다.
주로 해외 유학생들이 겪는 영어 잠꼬대를 해외 어학연수도 안 가본 초등학교 2학년생이 경험했다는 사례로 볼 때, 국내에서도 학습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말문을 틔우고 영어 토론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눈과 귀만 배운다
국내 영어능력 자격시험과 학교 시험의 거의 대부분이 네 가지 언어의 기능 중에서 말하기(Speaking)와 쓰기(Writing) 영역을 제외한 듣기(Listening)와 읽기(Reading) 영역에서만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문법, 어휘, 독해력, 청취력을 분리된 학습 영역으로 보고 단편적, 독립적이거나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테스트한다.
이러한 시험은 단기간의 암기와 분리식 학습만으로도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
이런 학습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올바른 영어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부분에서 전체로 학습하는 Bottom-up 방식이 아니라 전체에서 부분으로 학습하는 Top-down 방식인 총체적인 언어교수법(Whole Language Approach)을 가미해야 한다.
즉, 언어의 4가지 기능이 통합적으로 맞물린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영어 교수법들을 다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홀히 해온 부분들 중의 하나인 말하기에서부터 우선 관심을 갖고 다시 교육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말문 트기
영어로 말을 하고 나아가 토론까지 가능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과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우선은 말문부터 터야 한다.
말하기에는 크게 두 가지의 요소가 필요하다.
문법과 단어에 대한 지식, 즉 언어 지식(Knowledge)과 그 지식을 이용하는 기술(Skills)이다.
우선은 지각하기, 되불러내기, 만들어내기와 같은 운동지각기술만 있으면 이론적으로 영어의 말문은 트인다.
그 방법은 아주 가깝게는 소리 내어 따라 하기에서 출발한다
i) 재미가 있거나 관심을 끌 수 있는 책을 선정해야 한다.
물론 내용이 녹음돼 있는 테이프도 반드시 필요하다.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단계에서는 많은 그림을 통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좋다.
문장의 길이는 가급적 짧아야 한다.
ii)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소리 내어 따라 하기를 한다.
영어를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처음부터 소리를 내어 따라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그 내용을 먼저 듣고, 30초에서 1분정도로 나누어 그 소리가 낯설지 않다고 느껴질 때(일반적으로는 5~7번)까지 반복해서 듣는다.
다음은 문장을 끊어서 소리 내어 따라 한다.
그림이나 글을 보지 않고 할 수 있을 때(20~30번)까지 반복 연습을 한다.
iii) 따라할 때는 개별적인 자음과 모음보다는 강세(Accent), 리듬(Rhythm)과 억양(Intonation)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f]와 [p], [b]와 [v] 등의 발음을 구별하는 것보다는 강세를 갖는 음과 갖지 않은 음을 구별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
음절(Syllable)언어에 속하는 한국어에서 문장이 발화되는 길이는 모음의 수에 따라 그 길이가 정해지는데, 강세(Stress)언어인 영어에서는 문장의 강세가 어디에 몇 개 있느냐에 따라 그 길이가 결정된다.
iv) 주기적인 반복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의 기억력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는다.
당장 들은 내용을 따라 할 수 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1,2주마다, 점차 기간을 늘려가면서 반복적으로 소리 내어 따라 하기를 해야 한다.
그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다른 사람과 다른 주제를 갖고 이야기하면서도 연습한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다.
정원철(앤도버 어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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