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이 가정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제2의 생활공간이자 삶의 자양분을 얻는 터전이다.
올바른 교육을 위해 학교와 가정의 협조는 필수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엉뚱한(?) 걱정과 부담 때문에 학교 가기를 피하는 게 보통이다.
학부모들을 학교 교육의 또 다른 주체로 끌어들이는 것은 학교의 몫. 수업 공개는 자연스레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이 된다.
지난달 30일 대구 성곡초교. 2교시가 시작하는 오전 9시50분이 되자 수업 공개를 하는 1학년 6개 교실의 뒤편과 복도는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버지들도 적잖이 섞인 것이 예전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수학·음악·바른 생활·즐거운 생활 등 학급마다 수업이 진행되자 학부모들의 눈은 아이들보다 더 빛났다.
교사는 어떻게 수업 내용을 풀어 가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우리 아이는 설명을 잘 듣고 발표를 잘하는지….
수업이 끝나자 학부모들은 소감이나 당부를 묻는 참관록을 작성했다.
"아이들이 서로 의논하며 발표하는 모습이 너무나 의젓하고 훌륭해 보였다","아이가 정말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다", "우리 아이는 기회가 없어 발표를 못 했는데 많은 아이들이 발표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기회가 되면 다시 참석해 학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다"…. 의례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교사들의 수업 진행이나 학급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도 눈에 띄었다.
성곡초교의 경우 매달 학교 공개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수요자 중심 체제 구축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 때문에 수업 공개 외에도 학교 행사나 방과 후 교육활동, 학교운영 계획 등 학교 교육 전반이 공개의 대상이다.
수업 공개의 경우 참관 후 강평을 하는 일반적인 형태와 달리 공개 전 지상 수업을 통해 의견을 교환한다.
수업 완성도를 높이면서 교사의 부담도 덜어주기 위한 것. 공개 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 지도와 교육 전반에 대한 연수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날도 언어지능·음악지능·논리수학지능 등 자녀의 다중지능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한 김성문 교장의 강의가 진행돼 학부모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가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참관율도 부쩍 높아지는 추세다.
37명 안팎인 학급의 공개 수업 때 30명 이상의 학부모가 찾아오는 경우가 흔할 정도. 김 교장은"학교와 가정의 간격이 지금보다 더 좁혀져야 교육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며"학부모들이 학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편하게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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