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 간의 혼선이 계속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이 비슷한 시기에 엇갈린 견해를 밝혀 정말 혼란스럽다. 영국 방문 중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며 "가능성 낮은 일에 정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이 나오기 바로 직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05년에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결과물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정상회담은 약속이고 당위이다"고 마치 뭔가 이뤄진 듯한 발언을 했다.
한마디로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다른 사람들도 아닌 가장 회담에 가깝게 다가가 있는 당사자 혹은 최측근이 이처럼 민족의 명운이 달린 중대한 사안에 어긋난 박자로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국민들의 합의 아래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리 없다. 과연 남북 정상회담은 어떻게 돼 가나. 혹 정부 내에서는 이처럼 두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국민들은 그저 답답하고 궁금하기만 하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정상회담 문제는 정리가 되어야 한다. 이러쿵저러쿵 설만 무성하다 보면 온갖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지나치게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들면 결과적으로 북핵을 둘러싼 6자회담 관련국들의 곱지 않은 시선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것은 쓸데없는 부담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는 국민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어느 한편에 치우친 정략적 이용은 안 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 이후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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