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겁나서 못 타겠다"

입력 2004-12-03 11:23:43

대구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할 때마다 단골로 거론되는 게 '서비스 개선'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 개선'은 요금 인상 때 끼워넣는 통과의례에 불과할 뿐 대구시나 버스회사 측이나 전혀 관심이 없다. 결국 버스를 타는 서민들만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계층은 학생, 노약자, 서민, 주부 등 저소득 계층이 많다. 요금을 더 내는 만큼 좀 더 편하게 탈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그건 단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게 본지 취재팀의 현장 확인으로 드러났다. 갈수록 어려운 가계 여건을 감안할 때 평균 11%나 올린 요금은 저소득 계층엔 피부로 느끼는 부담이다.

그러나 타기 바쁘게, 채 문도 닫기 전에 급히 출발하는 바람에 노약자들은 부상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고 한다. 운전사들이 휴대전화를 받으면서 난폭 운전을 하는 상황에선 조마조마한 나머지 제발 조심해 달라고 승객이 애원할 정도라면 운전사의 안전의식은 정말 문제다. 게다가 버스 안에는 노선 지도조차 없고 깨알 같은 글씨로 쓴 안내문만 출구 쪽에 한 장 있는 게 고작이라 한다. 안내 방송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배차 시간이 어떻게 된 건지 30여분 만에 탈 수 있다면 교통수단으로선 의미가 없다. 더욱이 히로뽕을 맞은 채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된 운전사까지 있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모든 운전사들이 다 그런 건 아니고 나름대로 고충도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우선 버스회사 측의 안전교육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승객이 '고객'이란 의식은커녕 답답하면 알아서 타라는 '짐짝 취급'이 아니고 뭔가. 갈수록 악화되는 버스 경영의 형편을 이해하려다가도 화가 치밀 수밖에 없다. 대구시의 철저한 실태조사로 '버스 문화'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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