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저녁(한국
시간 3일새벽) 런던시내 길드홀에서 마이클 새버리 런던시장 주최로 양국관계자 7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만찬 참석을 끝으로 사흘간의 영국 국빈방문을 마무리했
다.
노 대통령이 영국에 머문 57시간 50분은 한마디로 영국 왕실의 오랜 전통과 문
화, 화려함이 조화를 이룬 '지상최고의 의전'이었다.
특히 이날 만찬은 일부 참석자들이 흰색 가발, 지휘봉 등 소위 '중세 룩(look)'
을 선보임으로써 공식 환영식과 국빈만찬에 이어 다시 한번 영국 전통의 의전을 체
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만찬 참석자는 영국측만 600여명에 달했고, 영국의 내로라하는 고관대작들도 거
의 얼굴을 선보였다.
흰색 가발을 한 런던시 소속 한 법관은 환영사에서 "각하와 수행원들을 유서깊
은 길드홀에서 모셔서 영광"이라며 "양국간 실질협력 가속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얀색 나비 넥타이에 연미복을 입은 노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런던이 발전시
켜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전세계의 보편적 질서로 자리잡았고, 이는 인류의 삶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새버리 런던시장은 만찬사에서 "벽화는 한국의 단청(丹靑)에 미치지 못하
는 줄 알지만 저희는 이 홀과 여기에 담긴 역사를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며 길드
홀의 '역사'를 내세우고 양국간 협력 증진에 대한 기대감을 비쳤다.
그는 특히 "제 세대의 영국인들에게는 한국하면 아직도 한국전쟁의 흑백사진이
떠오른다. 춥디 추운 날씨, 극심한 생활고 등이죠"라며 "그런데 겨우 50년이 지난
오늘 각하는 아시아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대열에 들어선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한국의 고속성장과 사회적 발전상을 높이 평가했다.
만찬을 주관한 새버리 런던시장은 '로드 메이어'(Lord Mayor)로 불리며, 런던시
내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의전 서열 2위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장인 길드홀은 런던시 정부의 본부로서 연회장이 있는 건
물은 1411년부터 1430년 사이에 건축됐으며 중세 상공업 발달로 형성된 길드에 연원
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런던시측은 국빈을 위한 이같은 만찬을 연간 2차례로 제한하고 있
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상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대
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이번 국빈방문은 120여년에 걸쳐 공고하게 성숙한 양
국관계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케임브리지 대학간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 등 양국간 과학기술 협력 강화에 대해 평가했다.
블레어 총리는 특히 정상회담후 노 대통령과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제
협력을 한단계 격상시켰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한편 노 대통령은 길드홀 만찬 참석직전 버킹엄궁내 숙소 거실인 '18세기 룸'에
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연합뉴스)(사진)=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새벽) 영국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영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노무현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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