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밝힌 탈북자 이모씨 행적

입력 2004-12-03 09:45:15

국가정보원은 2일 탈북과 밀입북, 그리고 재입국으로 점철된 탈북자 이모(28)씨의 인생역정을 공개했다.

국정원의 '국보법 위반 탈북자 이모씨 사건 개요'에 따르면 이씨는 1997년 6월 탈북한 뒤 중국 공안당국에 검거돼 강제송환(1999.7)과 밀입북(2004.4) 등의 형태로 두 차례 북한에 들어가 보위사령부로부터 공작 활동(중국·남한) 지시를 받았다.

그는 올해 5월 재입국해, 6월 중순 자수한 뒤 10회에 걸쳐 국정원에서 불구속수사를 받았다.

1976년 1월 평양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1992년 8월 북한군에 입대했으며 국경경비대에서 하사로 복무하던 1997년 6월 절도 사실이 적발된 후 중국으로 탈출했다.

그는 1999년 7월 중국 산둥성에서 식당·노래방 종업원으로 지내다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됐고, 2000년 2월 보위사에서 정치학습을 받고 충성맹세 후 정보원이 됐다.

그는 보위사로부터 "중국내 반(反)공화국 활동사항 수집과 탈북자 동향을 보고하라"는 등의 지시를 받고 중국에 잠입했으나 임무수행이 어렵고 중국 당국에 체포될 것이 우려되자 2002년 11월 한국행을 결심, 베이징의 한국 영사부에 진입했다.

2003년 1월 27일 입국시 합동신문 과정에서 이씨는 북 보위사 정보원으로 활동한 사실을 진술했다.

이씨는 같은 해 4월 18일부터 6월 18일까지 탈북자 정착시설인 '하나원'에 수용됐다가 사회로 나와 올해 4월까지 건축공사장 잡부 등으로 전전했다.

그러다 북한에 있는 동생들을 탈북시키려고 여권을 발급 받아 4월 17일 중국으로 떠났다.

그는 사흘 뒤인 4월 20일 압록강을 넘어 밀입북하다가 북한 경비병에 체포되자 처벌을 모면할 목적으로 보위사 정보원임을 밝혔다.

그는 보위사에 인계돼 남측 하나원 및 대성공사 등지로부터의 탈북자 조사 사항 등 관련 내용을 제공했다

그는 올해 5월 암호명 '000번'을 부여 받고 남한내 탈북자 동향 수집을 지시받은 뒤 5월 19일 인천항을 통해 입국, 23일 만인 6월 11일 당국에 자수했다.

국정원은 이후 6월 25일까지 이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10차례 수사한 뒤 8월 11일 검찰로 송치, 수사를 계속 벌이고 있다.

한편 이씨의 행적을 일지 형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97.6 인민군 국경경비대 하사 복무중 중국으로 탈북 △1999.7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 북송 △2000.2∼11 보위사령부 정보원으로 포섭돼 중국에서 활동 △2002.11 베이징 한국 영사부 진입 △2003.1.27 한국 입국 △2003.4.18∼6.18 하나원 교육 △2004.4.17 북한내 동생 탈북 시키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 △2004.4.20 밀입북 도중 북 경비대에 체포 △2004.4∼5 북 초대소 등지에서 교육 △2004.5.19 인천항으로 재입국 △2004.6.11 자수 △2004.6.14∼25 국정원 불구속 수사 △2004.8.11 검찰 불구속 송치(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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