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단체간 초유의 지재권 분쟁 귀추 주목

입력 2004-12-02 13:46:44

지역 예술단체간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초유의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경북오페라단(단장 김혜경)은 최근 디오페라단(단장 박희숙)을 상대로 법원에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경북오페라단에 따르면 "디오페라단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을 앞두고 '무영탑'을 홍보하면서 지난 2000년 경북오페라단이 제작한 '무영탑' 자료를 도용하고 악보도 무단 사용했다"는 것.

경북오페라단은 "지역 예술발전 차원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를 바로 잡기 위해 취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면 소를 취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오페라단은 "경북오페라단 '무영탑'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여러 자료를 응용해 자체 홍보물을 제작했다"면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언론사 홍보물 등은 직접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악보 무단사용에 대해서도 "저작권이 작곡자에게 있는 만큼 작곡자의 동의하에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역 음악계에서는 이같은 불미스런 다툼의 배경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가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오페라축제 참가단체로 신생오페라단인 디오페라단이 선정되고 경북오페라단이 탈락하는 과정에서 조직위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마찰이 발생했었다.

이에 대해 경북오페라단측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소송 제기의 원인이라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같은 지역 오페라단간의 법적 분쟁에 대해 대구 문화예술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예술계 인사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동업자 정신을 갖고 소송제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사건이 지역 예술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경종을 울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열악한 환경속에서 펼치고 있는 예술활동의 목을 더욱 죄는 걸림돌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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