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매립장 대타협 기대

입력 2004-12-01 09:56:13

대구 방천리 위생매립장 사태는 우리사회에서의 타협의 어려움을 실감케 한다.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매립장 문제와 관련, 한 달여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서재주민과 대구시 모두가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 결국 시간만 허송한 꼴이 돼버렸다.

시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서로 한치의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수차례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주민들의 마음을 열지 못했다.

주민들도 여러 차례 집회를 열었으나 대화를 통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투쟁의지만 키웠다.

결국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며 양보와 타협없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자칫 엄동설한에 쓰레기 대란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양측이 입장을 고수하는 데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주민대표 기구인 서재지역 비대위는 정관에 매립장 확·연장 반대를 명문화시켜 협상자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구속자 석방문제와 주민지원협의체와의 갈등도 자리하고 있다.

비대위가 해체되거나 주민동의로 정관에 명시된 매립장 확·연장 불가에 대한 수정을 통해 협상의 길을 터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도 30년으로 잡은 사용연한과 지금의 2배 규모 확장 계획에서 한발쯤 물러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쓰레기 재활용 확대 등 대책마련과 함께 규모와 사용연한 축소 등도 고려해 봄직하다.

당국이 합리적 대안 찾기에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대구시와 주민들은 이제 서로 속내를 드러내놓고 지역 발전 및 시민불편 해소 차원에서 접근해 주기를 기대한다.

박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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